우연을 기회로 만들며, 패기를 무기 삼아 전진하는 새 시대의 새 얼굴들.

이 채 운

2006
스노보드 선수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종목 대한민국 국가대표. 만 16세에 국제스키연맹(FIS) 2023 스노보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인 최초이자 최연소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슬로프 위를 망설임 없이 뛰어올라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1440도 회전하는 공중 연기를 선보인다.

“그냥 놀자.(웃음) 최대한 신나게 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나를 세 단어로 긍정, 에너지, 자신감.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지금까지 참여한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다. 월드컵에서 입상하기도 전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등을 해버린 거니까. 진짜 믿기지 않았다. 말 그대로 꿈이 이뤄진 순간이었다.

스노보드와의 첫 만남 여섯 살 무렵 아버지가 형만 데리고 스키장에 자주 다니셨는데, 그게 너무 부러워서 한 번만 데려가달라고 계속 조르니까 장난감 보드를 사주셨다. 그게 보드와의 첫 만남이다. 보드를 처음 탈 때부터 잘한다는 칭찬을 줄곧 들었다. 머리나 손을 쓰는 쪽과는 아무래도 맞지 않아서, 아마 보드 아니었으면 아무것도 못 했을 거다.(웃음)

하프파이프의 매력 하프파이프는 반원통 모양의 슬로프 위에서 점프나 회전 등의 연기를 선보이는 종목이다. 스케이트보드 경기장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어릴 때 스키장에서 하프파이프를 처음 접했는데, 튀어 오른 곳에 그대로 떨어져서 연기를 선보이는 게 유난히 재미있어서 주종목으로 연습하게 됐다.

세계 최초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노리고 연습 중인 기술이 있다. ‘백투백 트리플’인데, 회전축을 세 번 바꾸는 기술인 ‘트리플 콕’을 연달아 두 번 선보이는 거다. 국제 무대에서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히라노 아유무가 최초이자 유일하게 트리플 콕을 성공했다. 나는 그 기술을 연속으로 하려는 셈이다. 아마 전 세계에서 나만 할 수 있을 거다.(웃음)

보드 그리고 힙합 보드 탈 때가 제일 재미있다. 아니면 힙합 듣는 거. 하하. 어딜 가든 항상 힙합과 함께한다. 노토리어스 B.I.G. 같은 뮤지션이 선보이는 미국 올드 스쿨 힙합을 좋아하는데, 다음 출전하는 올림픽에서 ‘Warning’이란 곡을 신청해서 경기 때 틀 거다. 캬, 진짜 미친다.

경기 직전의 머릿속 그냥 놀자.(웃음) 최대한 신나게 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전 세계를 돌면서 월드컵 무대에 서다 보니 갈수록 경기 때 떨리지가 않는다. 일단 경기장에 들어서면 안 그러려 해도 무조건 흥분되니까 할 수 있는 것만 하자는 생각으로 오히려 마음을 다잡는 편이다.

나의 다음 내년 2025 아시안게임 1등. 이듬해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이 목표다.(웃음) 벌써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