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어우러진 창조적 휴양의 시간. 마리끌레르 코리아가 공식 미디어 파트너로 함께한 <아트부산(Art Busan) 2024>의 장면들.

아트부산 2024 현장에 미술 애호가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시오타 치하루를 단독으로 조명한 가나아트 부스의 모습.

초여름의 온기가 물씬 느껴지는 5월, 문화 예술의 거점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부산에 창조적 휴양의 시간이 마련되었다. 아트부산 2024가 지난 5월 9일부터 12일까지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관람객을 맞이한 것이다. 2012년 시작해 국내 상반기 최대 아트 페어로 자리매김한 아트부산은 13회를 맞이한 올해도 세계 곳곳의 저명하고 참신한 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한 공간에 들였다. 20개국, 1백29개 갤러리가 함께해 일찍이 기대와 설렘을 자아낸 아트부산 현장은 VIP 오픈 당일부터 미술 애호가들이 모여들며 활기를 띠었다.

아트부산이 열세 번째 막을 올린 부산 벡스코 전경.

올해 아트부산은 갤러리 부스 섹션을 강화해 더욱 다채로운 미술의 장을 선보였다. 3년 이상 개관 기관, 6회 이상 기획 전시 이력을 보유한 갤러리가 참가하는 ‘메인(MAIN)’ 섹션은 국내외의 동시대 미술을 조화롭게 펼쳐냈다. 국제갤러리는 오랜 시간 나무의 성정을 탐구해온 김윤신부터 박서보, 아니쉬 카푸어를 비롯한 세계적인 작가들과 함께했고, PKM 갤러리는 2024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을 대표한 구정아 등의 작품을 선보였으며, 가나아트는 실존에 대한 탐구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시오타 치하루(Shiota Chiharu)를 단독 조명했다. 이 외에도 조현화랑, 학고재, 갤러리 BHAK, 제이슨 함, 탕 컨템포러리 아트, 화이트스톤 갤러리, 소시에테, 에프레미디스 등이 개성 있는 작가들을 다뤘다.

이배 작가의 ‘붓질’을 마주한 관람객의 뒷모습.

한편 ‘퓨처(FUTURE)’ 섹션은 새롭게 주목할 만한 갤러리나 신진 작가를 소개하며 신선한 인상을 남겼다. 망원동의 문화 예술 공간 ‘별관’이 소개한 윤일권 작가는 냅킨을 활용한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고, 귀여운 구상을 통해 깊은 감상을 전하는 ‘비스킷 갤러리’의 미유 야마다(Miyu Yamada)의 작품도 이목을 끌었다. 이처럼 전시 이력을 막론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하는 젊은 작가의 작품들이 이번 아트부산을 통해 다수 판매되어 컬렉터의 공간으로 거처를 옮겼다.

소시에테 부스에 루 양 작가의 작품이 펼쳐졌다.
국제갤러리가 선보인 김윤신 작가의 작품들.

아트부산에서 놓쳐서는 안 될 특별 전시 ‘커넥트(CONNECT)’는 인터랙티브 아트와 퍼포먼스, 장소 특정적 미술, 대형 조각, 미디어 아트 등 보다 넓은 범위의 현대미술을 다루며 작품과 관객의 다각적 소통에 기여했다. 올해는 ‘아시아 아트 신의 연대’와 ‘현시대 여성 아티스트’라는 공통 주제 아래 9개의 전시를 선보였다.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전시는 아시아 현대미술 1세대 여성 작가들을 조명하는 <HERSTORY>. 쿠사마 야요이 (Kusama Yayoi), 정강자, 샤오루(Xiao Lu) 등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작가들과 신디 셔먼(Cindy Sherman), 제니 홀저(Jenny Holzer)의 작품이 한데 어우러져 여성 작가 고유의 힘을 보여주었다. 베이징을 기반으로 활동 하는 중국 작가들을 통해 아시아 아트 신의 흐름을 살피는 <포커스 아시아: 차이나>도 돋보였다.

특별 전시 에 전시된 박영숙 작가의 작품. 여성 예술가 36인의 포트레이트로 한쪽 벽을 채웠다

국내외 미술계 전문가들이 함께한 ‘컨버세이션스(CONVERSATIONS)’는 예술을 보다 깊이 탐닉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유익한 시간이 되어주었다. 미술과 관련한 담론을 나누기 위해 마련한 6개의 세션은 전부 사전 예매가 마감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루 양: Doku로서의 나>에서는 아시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루 양(Lu Yang)이 본인의 시선으로 성별의 구분이 불분명해진 현시대의 여성 아티스트를 조명하며 그의 작품 세계를 선보이는 자리였다.

국내외 미술계 전문가를 초청해 담론을 나눈 ‘컨버세이션스(CONVERSATIONS)’.

아트부산 2024는 성황리에 나흘간의 여정을 마무리했지만, 그 경험은 온라인으로 계속 이어진다. 아트 페어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 갤러리와 관람객이 보다 간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 ‘아트라운드(ARTROUND)’를 선보인 덕분이다. 아트라운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아트부산 출품작 정보를 살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갤러리에 직접 작품 관련 문의를 할 수도 있다. 또 컬렉팅을 위한 여러 콘텐츠를 접하고, 아트 페어에 미처 참여하지 못한 신진 및 해외 갤러리를 다양하게 살펴보며 국내외 미술 시장을 폭넓게 조망할 수 있다.

아트부산 2024의 공식 미디어 파트너로 함께한 마리끌레르 코리아가 제작한 <마리끌레르 아트부산 가이드>.
지난해 가을 성수에서 첫 번째 에디션을 선보인 디자인+아트 페어 ‘디파인 서울’이 해운대의 디자인 가구 갤러리 ‘미미화 컬렉션’과 함께 마련한 공간.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건 작가가 탄생시킨 세계로 잠시나마 들어가보는 일이다. 이는 각자의 일상과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들고, 더 나아가 삶을 뒤흔드는 경험으로 남을 수도 있다. 새로운 자극과 무한한 영감을 전해줄 한 점의 작품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는 수많은 갤러리가 모여 있는 아트 페어 현장에서 더 자주 찾아올 것이다. 그 기회를 만나고 싶은 마음을 품고, 올해 아트부산에 7만여 명의 발길이 이어졌다. 미술의 아름다움을 직접 목도하고 스스로를 확장하는 일, 이를 가능케 한 예술적인 나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