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든 손은 가볍게, 심장은 무겁게 채우고 싶을 때. 어른을 위한 그림책 3권을 소개합니다.
마음이 아플까 봐
‘마음이 아플까 봐’는 사랑하는 할아버지와 함께 세상을 탐험하던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갑작스레 할아버지를 잃은 소녀는 너무나 아프고 두려워 마음을 꺼내서 유리병에 넣어버리죠. 그러자 마음은 아프지 않았지만, 궁금증도, 열정도, 그리고 그것이 주는 기쁨도 같이 사라지고 마는데요.
이별과 상실로 ‘이렇게 상처받을 거라면 더는 시작조차 하지 않을래’ 하고 다짐하게 될 때, 이 책을 읽어 보세요. 아픔이 삼켰던 소중한 행복의 기억이 고개를 들며, 다시 사랑할 용기를 줄 거예요.
잃어버린 영혼
21세기를 살아가는 어른이라면 벌써 제목만 봐도 가슴이 싸르르해지는 책, ‘잃어버린 영혼’입니다. 몸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길을 잃어버린 영혼을 기다리는 한 남자의 얘기죠. 독자는 남자를 찾아가는 영혼의 느릿한 걸음을 따라 책장을 넘깁니다.
요즘 들어 왠지 공허하다고요? 어쩌면 나의 영혼도 내가 순식간에 지나쳐온 길목에서 헤매고 있는지 모릅니다. 책장을 덮고 나면, 잠시 눈을 감고 가만히 영혼을 기다려보세요.
불행이 나만 피해 갈 리 없지
어째서 나쁜 일은 늘 한꺼번에 몰려오는 걸까요. 찜찜한 꿈에서 깨어난 날, 길바닥의 씹던 껌은 내 걸음을 턱 붙잡고, 머리에는 난데없이 새똥이 떨어집니다.
연속된 불행으로 지쳐버린 어른에게는 “그래도 참고 견디면 좋은 일이 있을 거야!” 따위의 말이 귀에 들어 오지 않죠. 그럼에도 진심으로 해피엔딩을 빌어 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불행이 나만 피해 갈 리 없지’를 읽어 주세요. 그래, 불행이 너만 피해 갈 리가 없다고. 하지만 그렇다면 행운도 너만 피해 갈 수는 없는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