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법으로 동성 부부의 사회보장 권리를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우리나라의 동성결혼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한국에는 현재까지 법적 부부로 인정받은 동성 커플이 없습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나라에서 동성혼이 금지된 것은 아닙니다. 법에 된다고도, 안 된다고도 쓰여 있지 않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동성 커플이 혼인 신고를 하면 ‘현행법상 수리할 수 없는 동성 간의 혼인’이라는 이유로 불수리 처분됩니다.
건강보험 피부양자란?
건강보험은 흔히 말하는 ‘4대 보험’ 중 하나입니다. 보통 직장에 다니면 직장가입자로서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되죠. 하지만 프리랜서로 일하거나 소득이 없는 경우 등에는 (1) 지역 가입자로서 보험료를 내거나 (2)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록해야 건강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두 가지 방법 중 피부양자로 등록하기를 택하려면, 소득 및 재산이 일정 기준 이하인 직장가입자의 가족으로서 자격을 인정받아야 하는데요. 이때 가족의 범위에는 법적으로 혼인한 배우자는 물론,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도 포함됩니다.
이번 판결의 핵심
동성 부부인 소성욱 씨와 김용민 씨는 법적 혼인 관계를 인정받지 못했으나, 국민건강보험으로부터 피부양자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는 회신을 받았습니다. 이제 취득 신고를 해 2020년 2월, 피부양자 자격을 얻었죠. 그러나 같은 해 10월, 공단은 돌연 피부양자 인정 조건에 들어맞지 않는다며 자격 인정을 무효로 했습니다. 그러자 소 씨는 이것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죠.
이번에 나온 판결은 이 소송에 관한 것으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소 씨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헌법상 평등 원칙을 위반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합리적 이유 없이 이들을 사실혼 관계에 있는 사람과 차별하는 것이라고 보았죠. 이번 판례가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동성 부부의 법적 권리를 해석하고 인정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