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과 음악, 예술의 교차점에서 경험하는 <시네마티카(CINEMATICA)>의 열망.

단순함이 이끄는 몰입의 시간을 꿈꾼다면, 디파인 서울 2024 특별전의 일환으로 마련되는 <시네마티카>로 향하자. 스위스 기반 디자인 스튜디오 아뜰리에 오이와 한국의 차세대 음악인 박지하가 합심해 소리, 공간, 디자인의 경계를 재정의하는 마법 같은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의 본질에 대한 탐구를 통해 디파인 서울 2024의 전체 테마인 ‘단순의 의미’와 공명한다.

시네마티카’라고 명명한 전시의 중심에는 보이지 않는 것을 시각화하는 대형 사운드 설치 작품이 있다. 얇은 구리 소재의 스프링을 겹겹으로 연결한 프레임이 초저주파 진동의 영향으로 움직이며 빛을 포착한다. 이는 물리적이며 감성적인 경계를 탐구하는 감각적 경험으로 이어진다. 다양한 진동 프레임이 마치 베일처럼 레이어를 만들며 공간을 미세하게 분할하는 동안, 박지하가 작곡한 음악은 공간을 축조해간다. 모호하고 신비로운 변화가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전시장에 들어선 관람객은 매혹적인 소리와 빛의 파동 속에서 유영하게 될 것이 다. 아뜰리에 오이는 이번 전시의 핵심 아이디어를 두고 “설치 작품에 여러 단계로 관람객을 개입시키면서 만질 수 없는 소리의 성질이 만질 수 있는 공간적 경험으로 치환되는 것”이라 설명한다. 사뭇 독특한 방식으로 단순함의 정신을 구현하는 <시네마티카>는 결국 아무리 복잡한 아이디어도 본질로 환원될 수 있음을 증명하려는 시도와 다름없다. 시끄럽고, 복잡하고, 산만한 도시 한복판에서 몰입의 경험을 통해 ‘소리’라는 것의 근원에 다가가보기를 권하는 전시 <시네마티카>는 동시에 디자인과 음악, 예술의 경계를 허물어 새로운 협업과 혁신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아뜰리에 오이는 이번 전시를 <시네마티카>의 결말로 상정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협업을 통한 여정’으로 비유하며 우리에게 열린 질문을 던진다. “<시네마티카>는 세계를 향한 여행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시네마티카>는 미래의 여러 만남을 통해 계속해서 발전해나가기를 열망한다. <시네마티카>의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아뜰리에 오이를 설립한 오렐 아에비(Aurel Aebi), 패트릭 레이몽(Patrick Reymond), 아르망 루이(Armand Louis)
음악인 박지하

아뜰리에 오이는 1991년 스위스에서 오렐 아에비, 아르망 루이, 패트릭 레이몽 3인이 설립했다. 건축, 인테리어 디자인, 제품 디자인 및 무대 디자인 등 장르와 학문의 경계를 아우르는 작업을 통해 사물에서 공간까지 총체적인 융합을 고민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이번 전시명에 붙은 ‘아뜰리에 오이 프리베’는 재료에 대한 실험에 주력하며 세계적인 장인들과 협업해 한정판 아트워크로 구성한 컬렉션이다. 이들과 협력하며 사운드스케이프를 완성한 작곡가이자 연주자인 박지하는 피리, 생황, 양금 등 한국의 전통악기를 기반으로 소리와 공간을 청각적 감각으로 창작하며 다양한 사운드를 찾아가는 작업을 한다. 2018년에 발표한 솔로 데뷔 앨범 <Communion>은 한국 악기의 소리와 표현 방식을 여러 배경을 지닌 음악가들과 협업을 통해 현대적 사운드로 결합해 세계적으로도 큰 관심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