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부터 펼쳐진 칸 국제 영화제에서 상영 후 여운을 남기며 긴 기립박수를 이끌어 낸 화제작 6편을 소개합니다.
더 서브스턴스
<더 서브스턴스>는 기괴하게 변형된 신체의 모습으로 공포감을 주는 ‘바디 호러’ 장르의 영화입니다. 배우 데미 무어가 더 젊고 아름다운 모습을 갖기 위해 약물을 사용하는 나이 든 여배우로 분했습니다. 칸에서 시사 이후, 바디 호러를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폭발적으로 해석했다는 코멘트와 함께 호평받았습니다.
에밀리아 페레스
은퇴 후 오랜 시간 바라왔던 성별 확정 수술을 받고 세상에서 영영 자취를 감추고자 하는 멕시코 카르텔 보스, 그리고 그를 도와달라는 제안을 받은 변호사. <에밀리아 페레스>는 이 아찔한 이야기를 쫓는 뮤지컬, 범죄 코미디 영화입니다.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재미로 가득한 작품이라는 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파르테노페
‘파르테노페’는 그리스 신화 속 등장인물로, 아름다운 목소리로 선원들을 홀려 죽음으로 이끌었다는 세이렌 중 하나인데요. 이탈리아 나폴리 지방의 옛 이름이기도 하죠. 영화 <파르테노페>는 1950년생인 동명의 여성 주인공을 따라가며 펼쳐지는 자전적 형태의 작품입니다. 섬세한 여성 서사라는 평과 함께 기립박수를 받았습니다.
아노라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연출한 숀 베이커 감독의 신작, <아노라>. 미국 브루클린의 스트리퍼 아노라가 러시아 신흥재벌의 아들을 만나 갑작스레 결혼하면서 현대판 ‘신데렐라’가 될 기회를 얻지만, 이 소식을 들은 러시아 재벌 부모가 결혼을 취소하기 위해서 길을 떠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립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기립박수가 이어진 것은 물론, 상영 중간에도 여러 차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고 하네요.
어프렌티스
영화 <어프렌티스>는 미국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젊은 시절을 그린 작품입니다. 트럼프는 2004년부터 대통령 출마 이전까지 NBC에서 같은 제목의 취업 리얼리티쇼를 진행하기도 했죠. 이 작품은 트럼프를 신랄하게 비판하는데요. 칸에서는 약 8분간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으나, 트럼프는 <어프렌티스>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버드
<버드>는 영국의 사회·예술 영화 씬을 이끌어 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의 작품입니다. 영국 교외 지역에서 무단 점거를 하며 살아가는 두 남매와 그들을 살뜰히 챙기지 못하는 아버지의 일상을 담았습니다. 인신매매, 십대 임신, 교육적 방치 등의 소재를 기탄없이 다루죠.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은 칸에서 세 차례 심사위원상을 받았는데요. 이번에도 수상의 영예를 안을지 관심이 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