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까지 남은 기간은 일주일 남짓. 부산국제영화제는 스페셜 프리미어/파노라마/비전으로 나눈 ‘한국영화의 오늘’이라는 섹션을 마련해 한국영화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마리끌레르 에디터가 2024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한국영화들을 소개합니다.
<보통의 가족>
서로 다른 신념을 가진 두 형제 부부가 아이들의 범죄 현장이 찍힌 CCTV 영상을 보게 되면서 깊어지는 갈등을 담은 <보통의 가족(A Normal Family)>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의 기대작 중 하나인데요. 본작은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덕혜옹주>로 극찬을 받았던 허진호 감독이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으로, 제48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의 공식 초청작이기도 합니다. 허진호 감독은 신념과 본능 사이에서 위태로이 서있는 인물들의 깊어지는 갈등을 카메라에 담아냈죠. 또한, 배우 설경구와 김희애는 <더 문>, <돌풍> 이후로 해당 작품에서 세 번째 만남을 가지기에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청설>
배우 홍경, 노윤서, 김민주가 주연을 맡은 <청설(Hear Me: Our Summer)>은 조선호 감독이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인데요. 2009년에 개봉했던 대만의 <청설>은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모았기에 이번 리메이크 소식은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죠. 꿈을 정하지 못한 채 부모님 도시락 가게에서 배달 알바를 하는 취업준비생 용준(홍경)이 수영선수이자 청각장애인 동생 가을(김민주)의 올림픽 출전을 물신양면으로 돕는 언니 여름(노윤서)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성장·로맨스 영화입니다. 이들은 음성이 아닌 손짓과 몸짓 그리고 수화 등 비언어적 표현을 적극 활용해 꼭 말이 아니어도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과정을 몸소 보여주죠.
<폭로: 눈을 감은 아이>
베스트셀러 작가의 죽음으로 재회하게 되는 범인과 형사. 초등학교 시절 민주(최희서)와 절친했던 친구 사이였던 범인 인선(김민하)은 본인의 담당 형사로 민주를 지목하고, 인선은 그에게만 진술하지만 민주는 그 뒤에 숨겨져 있는 무엇인가를 찾아 나서는데요. <폭로: 눈을 감은 아이>가 기대되는 포인트 중 하나는 <파친코>에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김민하와 <박열>에서 도드라지는 연기를 선보였던 최희서가 맞붙는 연기 대결이죠.
<행복의 나라>
2024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 이선균 배우 특별전인 ‘고운 사람, 이선균’을 마련했는데요. 한국영화를 세계로 알리는데 큰 공헌을 했던 故 이선균 배우가 영화계에서 유의미했던 존재의 인물임을 기억하며 그가 가진 가치를 되짚어보는 섹션이죠. 이중 이선균 배우의 유작으로 남은 <행복의 나라>가 상영될 예정입니다. 본작은 1979년 10·26 사건 당시 중앙정보부장 수행 비서관 박흥주를 모티프로 그린 인물 박태주의 재판 과정을 중심으로 박태주라는 인물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원리 원칙을 절대적으로 지키는 군인으로서의 꼿꼿함과 굳센 의지를 보여주는 이선균의 연기가 호평을 받았습니다.
<아침바다 갈매기는>
<아침바다 갈매기는>은 극단 생활에서 쌓아온 탄탄한 연기 실력을 기반으로 유수의 작품에서 감초 같은 역할을 맡아온 윤주상 배우의 주연작입니다. 젊은 선원이 온데간데없어진 후 늙은 선장(윤주상)은 그가 바다에 빠졌다며 신고를 하며 사건이 벌어지는데요. 오매불망 사라진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 선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은 베트남인 아내 그리고 이 혼란의 중심에 선 늙은 선장을 포착했죠. 본작은 2022년작 <불도저에 탄 소녀>로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박이웅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이며, 아시아 영화의 미래를 이끌 신인 감독을 소개하는 뉴 커런츠 부문에서 소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