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허진호 감독의 신작 <보통의 가족>으로 조금 뒤 열릴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레드 카펫에 설 예정입니다. 이미 세계 유수의 영화제의 러브콜을 받은 수작이죠. 배우 설경구를 새로운 앵글로 담아낸 전무후무한 화보와 인터뷰는 <마리끌레르 BIFF 특별판>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그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상영 전 입장과 퇴장 사이에 제 인생이 바뀌었거든요. 지금도 말하면서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데, 평생 다시 하지 못할 희한한 경험을 했어요. 상영 전 이창동 감독님, 문소리, 김여진 배우와 무대에 올라 인사를 했는데 그때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어요. 그러고 나서 상영 시간 2시간 10분이 지나고 밖으로 나오는데 사람들이 저를 빙 둘러쌌어요. 빽빽하게. 일반 관객들이었죠. 당황해서 서둘러 빠져나온 다음 뒤풀이를 위해 옷을 갈아입으러 숙소에 갔거든요. 거기서 안성기 선배님을 만났어요. 그런데 분명 저를 처음 만난 건데도 너무나 반갑게 인사해주시는 거예요. 영화를 보신 거죠. 그러면서 “앞으로 영화 계속할 거지?” 하시기에 제가 머뭇거리니까 “내가 지금 무슨 소리야, 다들 (설경구 배우를) 가만 안 둘 거야” 하시더라고요. 단 2시간 10분 만에 인생이 바뀌어 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