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독립영화의 오늘을 알려온 서울독립영화제가 50주년을 맞이했다. 그 기나긴 여정을 돌아보며, 서울독립영화제는 한국 독립영화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1백 편의 상영작을 선정했다. 그중 장편 10편, 단편 10편을 만든 스무 명의 감독에게 서울독립영화제의 인연과 추억을 물었다. 50년의 시간을 생생히 목격하고 함께해온 20인의 목소리. 그 안에는 독립영화에 대한 사랑과 서울독립영화제를 향한 응원이 분명히 담겨 있다.
이경미 감독 <잘돼가? 무엇이든>
서독제와의 인연 서독제는 그해에 공개된 독립영화를 한자리에 모으는 축제 같은 행사이기에, 이곳에서 내 영화가 소개된다는 사실에 무척 자랑스럽고 설렌 기억이 있다. 당시 영화제에서 만난 친구들이 아직도 영화와 드라마를 만들고 있으니 감회가 더욱 새롭다.
기억에 남는 순간 관객과의 대화. 독립영화이기에 시도할 수 있는 독창적이고 예술적인 영화 언어를 즐겁게 향유하는 관객이 많다는 사실에 놀란 기억이 있다.
5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재능 있는 새 얼굴을 발굴하는 일은 늘 치열한 과정이기에, 영화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매해 시간을 내어 서독제에서 주목하는 작품을 찾아서 보고 그에 대한 정보를 나눌 거다. 서독제가 없었다면 여태껏 한국 영화계가 일궈낸 많은 성과가 온전히 이뤄지지 못했을 거라 본다.
나에게 서독제란 서독제처럼 꾸준히 내 작품에 관심을 가져주는 영화제가 있기에 영화감독이 될 수 있었다. 이런 존재가 없었다면 계속 영화를 만들 용기를 내지 못했을 거다. 독립영화를 만들 때만 누릴 수 있는 창작과 표현의 자유는 여전히 내게 너무도 소중하기에, 앞으로도 꾸준히 독립영화 작업을 해 나가고 싶다. 서독제가 부디 오래오래 자신의 자리를 지켜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