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회 칸 영화제 개막식에 박찬욱 감독이 심사위원장으로 등장했습니다.
프랑스 남부의 휴양 도시 칸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제인 칸 영화제. 2022년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한국의 거장 박찬욱 감독이 이번에는 한국인 최초 심사위원장 자격으로 경쟁 부문 작품들을 심사합니다.
제79회 칸 영화제 개막식
지난 5월 12일(현지 시간), 2026년 제79회 칸 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에서 박찬욱 감독은 배우 데미 무어(Demi Moore), 루스 네가(Ruth Negga), 클로이 자오(Chloe Zhao) 감독 등 8인의 화려한 심사위원단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았습니다. 수많은 플래시 세례 속에서도 시종일관 여유롭고 당당한 모습으로 중앙에 선 그는 심사위원장으로서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죠.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취재진 앞에서 흔들림 없는 품격을 보여준 이 순간은, 한국 영화가 세계 무대에서 얼마나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는지를 다시 한 번 각인시켜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박찬욱 감독의 심사
칸이 사랑하는 박찬욱 감독은 그동안 칸의 무대에서 누구보다 굵직한 발자취를 남겨왔습니다. 2004년 ‘올드보이’의 심사위원대상을 시작으로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2016년에는 ‘아가씨’가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2022년 ‘헤어질 결심’으로는 감독상까지 거머쥐었죠. 수상자로서, 그리고 경쟁자로서 숱하게 칸의 레드카펫을 밟아온 그가 드디어 2026년, 제79회 칸 영화제에서는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을 직접 가리는 심사위원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심사위원장 제안을 받았을 당시를 회상하며 “칸 경쟁 부문에 여러 차례 초청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이제는 그에 보답할 때라고 생각했다”며 수락의 계기를 밝혔는데요. 더불어 “50년이나 100년 동안 남을 작품들에 주어져야 한다”며 본인만의 확고한 심사 기준 또한 드러냈습니다. 과연 한국의 대표 거장다운 묵직한 소신이었죠. 그의 뚝심 있는 영화 철학이 일궈온 한국 영화의 저력으로 인해, 한국은 지금 세계 영화계의 중심 허브 중 하나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칸 영화제에서 빛날 한국의 영화들
거장 박찬욱 감독의 심사위원장 소식과 함께 이번 제79회 칸 영화제에서는 한국 작품들이 나란히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한국 장편 영화가 초청받지 못했던 지난해의 아쉬움을 딛고 거둔 반가운 성과이기도 한데요. 그 선봉에는 나홍진 감독의 SF 스릴러 ‘호프’가 있습니다. 정체불명의 존재가 비무장지대 인근 호포항을 덮치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경쟁 부문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죠. 이어 연상호 감독의 좀비 스릴러 ‘군체’는 서울의 초고층 빌딩을 배경으로 집단 감염 사태의 공포를 파고들며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됐고, 정주리 감독의 ‘도라’는 한여름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섬세한 사랑 이야기로 감독주간의 문을 두드립니다. 경쟁 부문부터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감독주간까지 각기 다른 섹션에서 고루 존재감을 드러낸 세 편의 한국 영화. 장르도, 결도 저마다 다르지만 세계 무대에서 한국 영화의 다양성과 저력을 동시에 증명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각별한데요. 이에 대해 심사위원장 박찬욱 감독은 “한국 영화는 더 이상 세계 영화의 변방이 아니다. 그러나 경쟁 부문의 한국 영화에 더 점수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농담으로 칭찬과 여유를 동시에 내보였습니다. 진심 어린 자부심과 그의 냉철한 심사 의지가 공존하는 한마디였죠.
2026년의 칸은 어느 해보다 한국 영화의 색채가 짙게 물든 무대입니다. 심사위원장석부터 경쟁 부문, 각 섹션을 가로지르며 한국 영화인들의 이름이 곳곳에서 빛나고 있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던 2019년 이후, 한국 영화는 단발성 신드롬이 아닌 꾸준한 존재감으로 칸의 무대를 채워왔습니다. 그리고 2026년, 황금종려상의 향방을 결정할 자리에 선 박찬욱 감독과 함께 한국 영화는 또 하나의 새로운 장을 써 내려갈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