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의 사랑과 헌신을 담은 영화 ‘클라라와 태양’이 오는 10월 23일, 북미 개봉합니다.

Sony Pictures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이 온다

인간의 마음은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것일까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마음을 가진 로봇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헌신을 담은 영화 ‘클라라와 태양’이 오는 10월 23일 북미 극장가를 찾아옵니다. ‘조조 래빗’으로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하고 ‘토르: 라그나로크’를 연출했던 타이카 와이티티(Taika Waititi)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특유의 위트와 그 안에 숨겨진 가슴 찡한 휴머니즘을 선보이죠.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점점 더 모호해지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 가장 근원적인 질문을 가장 서정적인 방식으로 던지는 영화가 탄생했습니다.

따뜻한 온기의 SF 영화, ‘클라라와 태양’

공개된 예고편은 첫 장면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배달 박스에서 눈을 뜨는 주인공, 클라라. 인간의 외형을 하고 있지만 어딘가 낯선 이 로봇의 첫 등장은 묘한 긴장감을 만들어냅니다. 클라라는 ‘더 프렌드 스토어(THE FRIEND STORE)’라는 간판 아래 매장 창가에 서서 지나치는 인간들을 하나씩 관찰하다, 운명처럼 조시라는 소녀를 만나게 되는데요. 창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행동을 따라하던 두 사람은 단번에 서로가 인연임을 직감합니다. 로봇을 반려 친구로 사고파는 SF적 세계관과는 대조적으로, 예고편 전반에는 따스한 색감의 장면들이 내내 이어집니다. 차갑고 단단한 색감으로 가득했던 기존의 로봇 영화들과는 결이 조금 다르죠. SF라는 장르를 빌렸지만,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것은 결국 햇살처럼 번지는 온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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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의 소설이 2026년의 스크린으로

‘클라라와 태양’의 원작은 201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즈오 이시구로(Kazuo Ishiguro)가 2021년 발표한 동명의 장편 소설입니다. 유전자 조작으로 지능을 높이는 ‘향상’ 시술이 정착된 근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이 시술의 부작용으로 언니를 잃은 조시와 그녀의 곁을 지키는 로봇 클라라의 이야기를 그리죠. 소설의 진짜 서스펜스는 조시의 엄마가 클라라에게 품은 소름 돋는 계획에서 시작되는데요. 조시가 죽으면 그 몸 안으로 들어가 진짜 조시가 되어 살아가라는 것. 그 계획을 알고도 클라라는 조시를 위해 자신의 신, 태양에게 간절한 기도를 올리며 인지 기능을 영구히 잃을 수도 있는 희생을 감행합니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존재가 던지는 이 선택은 읽는 내내 ‘인간의 마음이란 과연 대체 불가능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지우지 못하게 만들죠. 원작자 가즈오 이시구로가 이번 영화에 직접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것도 바로 그 질문의 존재감을 스크린 위에서 더욱 생생히 구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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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 오르테가부터 에이미 아담스까지

최근 ‘웬즈데이’ 시리즈와 ‘비틀쥬스 비틀쥬스’ 등 보는 이들을 끌어당기는 독보적인 연기력과 비주얼로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배우가 있죠. 바로 제나 오르테가(Jenna Ortega). 기괴하면서도 폭발적인 감정 연기를 동시에 소화하는 그가 클라라라는 로봇의 역할을 어떻게 구현해낼지가 이번 작품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입니다. 클라라의 친구 조시 역은 영국 출신의 라이징 스타 미아 타리아(Mia Tharia)가, 조시의 엄마 역은 아카데미에 여섯 번 노미네이트된 에이미 아담스(Amy Adams)가 맡았는데요. 병을 앓으면서도 클라라를 진정한 친구로 대하는 소녀의 유약함과 단단함, 그리고 딸을 잃을까 두려워 기괴한 계획을 세우는 복잡한 모성. 두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채워낼 인물들이 이번 작품에 또 다른 무게를 더하죠. 대세 배우와 라이징 스타, 그리고 검증된 연기파까지. 전혀 다른 결의 세 배우가 한 공간 안에서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을 주목하게 만드는 이유는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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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지는 자리에 남겨진 것들

많은 이들의 바람과는 다르게, 이야기의 마지막은 쓸모를 다하고 야적장에 버려진 클라라의 모습으로 끝납니다. 그럼에도 그는 인간을 원망하지 않죠. 로봇 클라라의 헌신을 사랑이라 할 수 없다면, 과연 어떤 것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인간의 마음은 대체 불가능한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결국 가장 오래되고 근원적인 물음 앞에 우리를 데려다 놓습니다. 그리고 그 물음이 이제 스크린 위에 펼쳐질 예정이죠. 로봇과 인간의 우정, 그리고 사랑의 본질을 그린 ‘클라라와 태양’. 영화로 새롭게 탄생한 이 먹먹한 이야기가 기대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