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피시스(22 Pieces)는 지난해 12월 교토에 오픈한 프리미엄 호텔이다.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교토 피스 호스텔(Piece Hostel Kyoto, Piece Hostel
Sanjo)의 모회사인 TAT에서 세 번째로 만든 숙소. 22개의 룸으로 이루어진 22피시스의 흥미로운 점은 투숙객이 공간의 감성과 꼭 어울리는 22개의 물건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숙소에서도 여행지의 문화와 정서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TAT의 CEO이자 총괄 프로듀서 다바타 노부유키와 나눈 대화를 옮긴다.

 

22피시스의 디자인을 총괄하면서 가장 중점에 둔 것은 무엇인가요? 교토 여행의 목적인 ‘교토의 거리’나 ‘여행의 즐거움’을 ‘호텔에서 머무는 시간’과 어떻게 연결해야 여행이라는 체험의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을까 하는 데 초점을 두었어요.

먼저 지어진 두 개의 호스텔 역시 디자인이 매력적인 호스텔로 유명하죠. 22피시스를 이 두 곳과 다른 매력으로 채우기 위해 고민한 부분이 있었을 텐데요. 기존의 두 곳, ‘피스 호스텔 교토’와 ‘피스 호스텔 산조’는 ‘활동적인 여행객’을 컨셉트로 그들이 교토 거리를 더 잘 즐기게 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객실은 그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대신 여행객들이 서로 소통하며 정보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따로 제공하고 있죠. ‘22피시스’는 이 두 곳과 달리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끼리 호텔 객실에 머무는 동안 또 다른 즐길 거리를 누리게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 호텔에는 22개의 방이 있고 로비에는 투숙객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물건 22개가 비치되어 있어요. 22피시스에서 22라는 숫자는 무얼 의미하나요? 객실 수 자체에는 의미가 없지만 객실의 수 그리고 투숙객의 수만큼 여행을 즐기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호텔에 머무는 동안 이를 최대한 지원하는 것이 저희의 목적이죠. 22피시스를 투숙객 각자가 원하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라요.

22개의 물건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나요? ‘일본과 교토가 긍지를 느끼는 기술이나 디자인이 담긴 것’, ‘객실에서 머무는 시간이나 교토 여행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 ‘교토 거리에서 선물로 구입할 만한 것’입니다. 여행과 호텔, 투숙객을 연결하는 아이템으로, 단순히 객실 비품이 아니라 투숙객이 교토 여행을 자신만의 스토리로 채울 수 있도록 하는 아이템을 구비하고 있어요.

그 물건들 가운데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세 개를 고른다면요? 첫째는 와인잔입니다. 풍요로운 식사가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키고 여행을 더욱 즐겁게 만든다고 생각하거든요. 둘째는 휴대용 스피커입니다. 객실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좀 더 편안한 시간을 즐길 수 있잖아요. 셋째는 조리 도구입니다. 현지인이 물건을 사는 동네 슈퍼나 시장에서 식재료를 사 객실 주방에서 조리한다면 그 도시가 더 친근하게 느껴질 거예요. 요리가 여행의 추억을 장식하는 첫 페이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디자이너로서 공간을 만들 때 지키고 싶은 신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호텔 공간은 투숙객이 체류하는 동안 여행의 질을 얼마나 향상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에요. 단순히 인상 깊은 디자인, 언뜻 멋져 보이는 디자인이 아니라 머무는 동안 편안하고 편리하게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의 질감을 높이는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디자인을 할 때 영감을 가장 많이 받는 요소가 있다면요? 여행이요.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공간을 체험하면서 각각의 장 소나 시간, 함께 지낸 사람들과의 관계에 따라 원하는 디자인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꼈고, 거기서 영감을 얻었거든요.

교토를 당신의 주거지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교토는 슬로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도시예요. 도시가 크지 않고 거리 가 아기자기하기 때문에 번화가와 숲, 공원, 세계유산 등이 모두 걸어 다닐 수 있는 범위에 있답니다.

교토에 사는 사람으로서 교토라는 도시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일본의 다른 도시보다 깊이가 있어서 방문할 때 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교토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교토에서 당신이 가장 즐겨 찾는 장소는 어디인가요? 불교 사찰인 산주산겐도(三十三間堂)와 난젠지(南禪寺)는 몇 번을 찾아가도 갈 때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장소예요. 요즘 같은 계 절에는 물의 신사인 키부네(貴船) 신사와 구라마데라(鞍馬寺), 벚꽃과 단풍으로 유명한 아라시야마(嵐山),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의 배경이 된 데마치야나기(出町柳), 다양한 종류의 벚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오카자키(岡崎) 주변을 꼭 둘러보세요. 신록과 절, 신사가 어우러진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 추천합니다.

친구가 교토에 온다면 어떻게 여행하라고 권하고 싶나요? 관광객이 일반적으로 가지 않는, 깊이 있는 현지 관광을 함께 하겠습니다. 아까 추천한 코스를 함께 둘러보아도 좋을 것 같네요. 평탄한 도로가 많으니 자전거를 타고 교토를 둘러보는 것도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