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영혼, 아만다리
Amandari

계단식 논을 앞에 둔 아만다리 메인 수영장

 

인스타그래머블한 호화로움을 흉내 낼 수는 있지만 역사와 철학을 구현하기는 쉽지 않다. ‘아만’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찰나에 현혹되는 아름다움보다 오랜 시간 공들여 쌓아온 가치를 지지한다. 리조트가 자리한 지역의 역사와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 지역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사려 깊은 태도, 지속 가능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등이 아만을 선택하는 주요한 이유다. 전 세계 어느 리조트 그룹도 가지지 못한 마니아층을 거느린 아만. 아만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큰 자부심을 담아 스스로를 ‘아만 정키(Aman Junkie)’라 칭한다.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안젤리나 졸리, 킴 카다시안 등이 아만 정키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세계 20개국 곳곳에 33개의 아만 리조트가 자리 잡고 있다.

 

아만다리 밸리 스위트의 거실과 테라스

 

아만의 역사가 시작된 건 1988년이다. 무려 35년 전에 철학을 담은 럭셔리를 구현한 것이다. 모든 객실을 단독 빌라로 구성한 풀빌라의 시초였다. 그리고 이듬해인 1989년 문을 연 곳이 우리가 향한 아만다리다. 발리 문화의 중심지인 우붓(Ubud), 케데와탄(Kedewatan) 마을에 위치한 곳으로 아융강을 아래에 둔 채 초록빛 정글과 계단식 논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아만다리(Amandari)는 산스크리트어로 ‘평화’를 의미하는 ‘aman’과 ‘영혼’을 의미하는 ‘dari’를 합친 말로 ‘평화로운 영혼’을 뜻한다. 오스트레일리아 건축가 피터 뮬러(Peter Muller)가 전통 발리 마을을 모티프로 설계해 리조트 곳곳을 걷는 동안 호젓한 작은 마을을 산책하듯 고요하고 평화로운 마음이 들었다. 총 30개의 스위트룸과 1개의 빌라 타입 객실을 갖췄으며, 전통 풀인 알랑알랑(alang-alang)으로 이은 객실은 대나무 천장 아래 티크와 코코넛 나무로 장식돼 있었다. 리조트 곳곳에는 발리 전통 양식의 고미술품이 놓여 있으며, 특히 발리 전통 예술품으로 채운 라이브러리나 바구니를 비롯해 비단, 도자기, 은제품 등 인도네시아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부티크, 그리고 갤러리는 발리의 예술을 만끽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나아가 우아한 정원은 아만의 세심한 감각이 곳곳에서 빛을 발했다.

 

평화로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아만다리

 

지역사회와의 화합을 중시하는 아만은 여행자들이 단 하룻밤을 묵어도 그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깊이 경험하도록 이끈다. 그래서 리조트마다 양질의 지역 전통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는데, 아만다리 역시 예외가 아니다. 발리의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부터 근교 아융강 래프팅, 정글 트래킹 등 액티비티 프로그램까지 모든 연령대를 위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으며 가이드와 함께하는 발리 전역의 맞춤형 여행도 예약할 수 있다. 인기 있는 원데이 투어 프로그램으로는 아낙 웅수(Anak Wungsu) 왕에게 바치는 11세기 사원 기념물인 구눙 카위(Gunung Kawi), 바투르(Batur) 호수, 아궁(Agung)산, 가파른 계단식 논으로 유명한 체킹(Ceking) 등이 있다.

 

 

 

평화로운 언덕, 아만킬라
Amankila

아만킬라의 상징, 계단식 메인 수영장

아만킬라의 킬라사리 스위트

 

아만다리가 발리의 가장 깊은, 평화로운 고요의 산속에서 보내는 휴식을 제공한다면 아만킬라는 광활한 바다를 앞에 둔 압도적인 청량감과 청명한 자연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1992년에 개관한 아만킬라는 아궁산을 배경으로 언덕 위에 위치해 리조트 앞으로는 롬복(Lombok) 해협의 탁 트인 전망이 펼쳐진다. 아만킬라는 해변과 산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섬의 유일한 리조트로 어디서도 경험하지 못한 확 트인 전망이 극도의 해방감을 선사한다. 유명 건축가 에드 터틀(Ed Tuttle)이 우중(Ujung)의 물의 궁전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했으며 모든 객실은 고전적이면서도 우아한 회랑으로 연결돼 있다. 계단식 논이 떠오르는 산비탈을 따라 3단으로 폭포처럼 떨어지며 장관을 이루는 인피니티 풀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선명히 기억될 만큼 아름다웠다.

 

아만킬라의 선셋 풍경

 

알랑알랑으로 지붕을 얹어 이국적이기 그지없는 12개의 프라이빗 풀을 포함한 31개의 스위트룸은 기둥 위에 세워져 바다 또는 정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덕에 구조적으로 프라이버시를 완벽히 보호하면서도 자연 속에 오롯이 안겨 있는 느낌을 준다. 모든 빌라는 캐노피 킹사이즈 침대, 거실 공간, 깊은 욕조가 있는 넓은 욕실, 야외 테라스를 갖추고 있다. 아만킬라가 특히 매력적인 점 가운데 하나는 다채로운 다이닝이다. 프라이빗 해변에서 리조트의 유기농 정원에서 직접 기른 허브, 과일과 채소 등을 기본으로 육류와 해산물, 생선을 BBQ로 즐기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프라이빗 풀 사이드에 위치한 테라스에서는 아만킬라의 시그니처 스팟인 3단 수영장을 배경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느긋하게 아침과 점심을 즐길 수 있다.

 

아름다운 정원을 갖춘 아만빌라

 

아만의 특징인 양질의 투어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오래된 발리’로 알려진 지역에서 티르타강가(Tirtagangga)와 우중의 웅장한 수상 궁전을 둘러보는 투어를 비롯해 이제는 발리에서도 희귀한 이카트 직물을 생산하는 텡가난(Tenganan) 장인 마을을 방문한다. 이른 아침, 아만 전용 보트에 올라 바다 한가운데서 일출을 바라보고, 스노클링을 즐기는 특별한 경험도 가능하다. 발리의 또다른 아만, 아만빌라는 발리 남쪽 끝 누사두아(Nusa Dua)에 자리 잡은 곳으로 야자수로 둘러싸인 정원과 향기로운 프랜지파니 나무 옆 수영장이 있는 아름다운 정원을 갖고 있다. 현지 목재와 석재를 사용해 발리 전통 디자인을 모델로 지은 아만빌라에서는 현지 예술가들의 작품 또한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