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수 없이 많은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또렷한 취향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가는 이들의 시선은 귀중한 경로가 된다.
날 선 감각을 지닌 25명의 문화 예술계 인물에게서
요즘 보고, 듣고, 읽고, 사고, 즐기는 것에 관한 정보를 얻었다.
채(Chae)
DJ
채는 주말 밤이면 클럽에서 전자음악을
플레이하는 DJ로, 평일 낮에는 번역가로 일한다.
Place
퍼멘츠 비건 레스토랑. 매장 내 빈티지 스피커에서는 편안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벽면을 가득 채운 책들 위로는 미러볼이 은은하게 돌아간다. ‘chill’이라는 단어를 형상화한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모든 음식은 주인장이 직접 발효시킨 소스를 이용해 비건식으로 조리한다. 콤부차 또한 직접 발효시켜 그 맛이 가히 독보적이다. 만약 알코올을 좋아한다면, 콤부차 하이볼을 강력히 추천한다. @ferments.seoul
파르고 집 근처 해방촌에 위치한 카페라 처음 오픈할 때부터 눈여겨보다 찾아가게 되었다. 라테에 오트 밀크로 변경 가능한 옵션이 있는 걸 확인한 뒤 줄기차게 드나드는 중. 가게 내부가 온통 검은데도 큰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이 밝은 때문인지 전혀 어둡게 느껴지지 않는다. 커피를 못 마시는 사람을 배려해 티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 @cafepargo
Person
영썬(Young Sun) 요새 내가 가장 좋아하는 DJ다. 신인이라고 하기에는 노련하고 안정적이지만, 정식으로 데뷔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테크노부터 하우스, 일렉트로, 애시드, 브레이크비트, 다운템포에 이르기까지 광활한 음악적 스펙트럼에서 포용력과 자유로움이 느껴지고, 그 깊이 또한 무궁무진하다.
Shopping List
스파인 코렉터 필라테스 수업 때 몇 번 써보고 반해 집에서도 사용하려고 구매했다. 굴곡에 맞춰 허리를 대고눕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사용 방법도 아주 간단하고, 피곤할 때에도 거뜬히 몸을 풀 수 있다. 옆구리 스트레칭, 코어 근육과 다리 근육 강화 등 좀 더 역동적인 심화 동작 또한 가능하기 때문에 가성비가 아주 뛰어나다.
What’s In My D Bag
인스타그램 @glasshaus.official 여름이라 그런지 고성 천진해변 앞에 위치한 카페 겸 바 글라스하우스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주기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항상 재미난 팝업과 이벤트로 복작복작하고, 최근에는 주말마다 인기 DJ를 섭외해 흥미로운 음악 프로그램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회가 되면 서핑 스쿨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싶다.
Exhibition / Book / Movie
영화 <캡틴 판타스틱> 자연과 도시, 두 가지 상반되는 개념 사이에서 고민이 많던 나에게 큰 위로와 깨달음을 준 영화다. 옳고 그름을 가르기보다는 나에게 더 잘 맞는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학준의 책 <그 시절 나는 강물이었다> 오래전에 읽었지만 아직까지 가장 좋아하는 책이다. 짧은 수필집인데, 어느 여름 우연히 들른 독립 서점 카페에서 몇 페이지 훑어보고 마음에 들어 구매했다. 때마침 그때 계산을 도와주던 이가 이 책을 쓴 이학준 작가였고, 얼떨결에 사인도 받았다. 그러고는 다음 날 경주 여행을 가던 버스 안에서 다 읽었다. 공교롭게도 작가는 경주 출신이고, 수필집에 경주에 관한 개인적인 추억과 감상이 더러 적혀 있었다. 그 덕분에 경주가 더욱 따듯하고 특별하게 느껴졌고, 그만큼 더 의미 있는 여행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