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수 없이 많은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또렷한 취향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가는 이들의 시선은 귀중한 경로가 된다.
날 선 감각을 지닌 25명의 문화 예술계 인물에게서
요즘 보고, 듣고, 읽고, 사고, 즐기는 것에 관한 정보를 얻었다.

 

필독

뮤지션 겸 미술가

가수이자 댄스 크루 ‘뱅크투브라더스’ 소속 댄서,
그리고 미술가. 긍정적인 에너지로 다양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현재 고향인 부산의
롯데백화점 광복점 내 롯데갤러리에서 ‘집’을
주제로 한 개인전 <Home Made>를 선보이고 있다.

 

What’s In My D Bag

인스타그램 @samuel_smalls_ 소품을 좋아한다. 구입하기보다는 눈으로 보는 걸 즐기는 편인데, 빈티지 숍 ‘사무엘 스몰즈’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살펴볼 때면 마치 장난감 가게를 찾아간 아이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세월이 지나면 색이 바래지만 향기는 짙어지는 듯한 빈티지 소품의 매력에서 헤어날 수 없다. 이 계정이 팍팍한 현실을 환기해주는 것만 같다.

 

Person

빈지노 본인을 다양한 형태로 표현하는 멋진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그 자유로움의 중심에 본인만의 색이 단단하게 자리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남다른 전달력또한 동경의 대상이다. 나도 대중에게 더 많이 보여주며 가슴 뛰는 일을 하겠다는 꿈을 더욱 단단히 품게 한다. 요즘 작업할 때 빈지노의 신보 <NOWITZKI>를 자주 듣고 있다.

 

Exhibition / Book / Movie

영화 <페어런트 트랩> 서로 닮은 두 소녀 ‘애니’와 ‘할리’가 미국에서 열리는 한 여름 캠프에서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사랑이 듬뿍 담긴 영화다. 영화에 그려진 가족애가 볼수록 따뜻하게 다가왔고, 어린아이가 어른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깊고 뚜렷한 행복을 바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바버라 애클린이 부른 OST ‘Am I the Same Girl’도 영화처럼 설레고 신나는 감정을 전해준다.

 

©(재)환기재단·환기미술관

김환기의 책 <Whanki in New York: 김환기의 뉴욕일기> 김환기 작가가 뉴욕에서 생활하며 겪은 크고 작은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글과 에스키스(작품 구상을 위해 그리는 초안)를 엮은 책. 타지에서의 작업 과정과 끊임없는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특히 부인 김향안 선생을 향한 사랑과 정신적으로 의지하며 드는 기분이 짧은 글을 통해 전해져 따스한 감정을 일으켰다. 시집에 가깝다고 느낄 만큼 풍부한 표현과 책에 등장하는 생소한 단어들이 지닌 뜻에 감탄하기도 했다. 이 책 덕분에 나도 일상 속 감정의 흔적을 노트에 남기고 있다. 하루 또는 삶의 어떤 순간들을 다양한 형태로 기록하게 해준 소중하고 단단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