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수 없이 많은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또렷한 취향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가는 이들의 시선은 귀중한 경로가 된다.
날 선 감각을 지닌 25명의 문화 예술계 인물에게서
요즘 보고, 듣고, 읽고, 사고, 즐기는 것에 관한 정보를 얻었다.

 

 

박정애

공간 및 브랜드 컨설턴트

브랜드 컨설팅 회사 라니앤컴퍼니와
서울의 문화와 예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취향을
큐레이션한 편집숍 ‘라니서울’을 운영한다.
최근 마인드풀니스 뷰티 브랜드
‘마예트’를 론칭했다.

 

 

Place

서로재 강원도 고성의 한적한 마을 삼포리에 자리 잡은 스테이. 새벽이슬을 기분 좋게 느낄 수 있고, 오랜 세월 자리한 소나무와 느릅나무를 마주하며 빛과 그림자, 바람과 새소리, 천천히 흐르는 공기를 음미하게 한다. 한마디로 자연을 큐레이션한 공간이라 말하고 싶다. 그곳에서 천천히 내려 마시는 따듯한 차 한 잔은 잡념을 씻어내주는 듯하다. @seorojae

What’s In My D Bag

 

유튜브 채널 <EJ의 옷 이야기> 김은정(EJ)을 처음 만난 건 그가 매거진 <마담 피가로>의 편집장으로 활약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우리는 세상 끝까지 함께할 절친한 벗이 되었고, 그런 소중한 친구가 유튜브 채널 <EJ의 옷 이야기>를 시작했으니 응당 열렬히 응원하며 보고 있다. 스타일링만큼은 그가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금세 팔로어가 1만여 명에 달한다. 독특한 스타일링 콘텐츠는 말할 것도 없고 특유의 재치 있는 어투로 이야기를 풀어내 넋 놓고 보게 된다.

 

인스타그램 @andongza 전 매거진 피처 에디터 안동선은 수많은 전시를 누비고 작가를 만나며 그 감상을 솔직한 단어와 명쾌한 통찰력으로 적어 포스팅한다. 지루하지 않은, 날것 같은 표현 덕분에 항상 눈을 못 떼고 끝까지 읽게 된다. 예술에 대해 배우고, 영감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곳곳에 숨은 맛집까지 다양한 정보가 있어 매일 들여다본다.

 

Person

권수빈 <플러스>는 뉴욕을 기반으로 아트, 디자인, 문화를 소개하는 매거진이다. 잡지의 함량만큼이나 놀라운 건, 20대 젊은 발행인 권수빈이 편집장을 맡고 있다는 사실. 그를 보면 경험은 나이를 초월한다는 걸 체감한다. 그는 남다른 비전과 과감한 아이디어로 차분하게 꿈을 이루고 있다. 발행 5회 만에 다양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게 됐고, 유수의 갤러리가 주목하는 신예 잡지가 되었다.

 

Exhibition / Book / Movie

마틴 게이퍼드의 책 <예술과 풍경> 영국의 저명한 미술 비평가 마틴 게이퍼드가 세계를 누비며 작품을 감상하고 작가와 나눈 대담과 경험을 엮은 책이다. 독자들이 예술가의 심상을 온전히 느끼고 작품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쓴 문장 덕분에 예술 기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을 안긴다. 비평가다운 날카롭고 전문적 시각과 문장은 물론, 그가 인터뷰한 예술가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담아 다큐멘터리처럼 현실적인 매력도 갖췄다.

영화 <브로큰 임브레이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작품은 미장센은 물론, 스토리 전개와 로맨틱하고 극적인 요소까지 겸비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브로큰 임브레이스>는 감독의 페르소나인 페넬로페 크루즈의 매혹적인 연기까지 더해져 더욱 인상적이다. 사랑과 집착, 관능과 질투, 그리고 회환까지 모두 담은 이야기는 비범한 몰입감으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