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수 없이 많은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또렷한 취향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가는 이들의 시선은 귀중한 경로가 된다.
날 선 감각을 지닌 25명의 문화 예술계 인물에게서
요즘 보고, 듣고, 읽고, 사고, 즐기는 것에 관한 정보를 얻었다.

굿넥

다큐멘터리 감독

러시아 월드컵을 통째로 경험하며 다큐멘터리를 연출했고, 조만간 오픈할 GTBT 갤러리의 대표이기도 하다.

 

Place

 

GUVS 내가 사는 파주 헤이리에 자리한 GUVS는 꼭 구매하지 않더라도 산책 겸 들러서 가구와 책을 구경하고 스태프들과 커피 한잔 하고 오면 기분이 꽤 좋아서 자주 간다. 대부분의 빈티지 가구 숍과 달리 비싼 디자이너 가구로만 채우지 않아 진입 장벽이 낮고, 가끔 열리는 소소한 이벤트들도 즐길 수 있다. @guvs_heyr

 

What’s In My D Bag

인스타그램 @nvtsmall 다양한 인테리어 관련 계정을 둘러보기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NEVER TOO SMALL’ 인스타그램 계정의 영상은 웬만하면 다 보는 편이다. ‘작은 건 중요하지 않아’라는 계정 이름에 걸맞게 고른 다양한 지역의 독창적인 공간을 보면 영감도 많이 받고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인스타그램 @fabriziorom 축구 팬들에게 여름은 썩 기분 좋은 계절이 아니다. 주말에 축구 경기가 없으니 말이다. 유일한 재미가 있다면, 온갖 추측과 루머로 들끓는 여름 이적 시장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거다. 그중 파브리치오 로마노(FabrizioRomano)는 선수 이적과 관련해서는 공신력 있는 기자라, 하루에도 몇 번씩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들어가 업데이트되는 내용을 확인하며 여름을 보내고 있다.

Person

루이스 슬레이터(Louis Slater) 머지않아 오픈 예정인 GTBT 갤러리에서 영국 작가 루이스 슬레이터의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내가 갤러리를 시작하게 된 큰 계기 중 하나인데,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다 보니 작가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그가 운영하는 브랜드 ‘섹스케이트보즈’는 내가 예전에 편집숍을 운영할 때 제품을 바잉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그는 내게 가장 흥미로운 인물이자 우리나라에 꼭 소개하고 싶은 작가다. 그에 대한 생각이 더 확장되면, 그가 중심인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어볼 생각도 있다.

Shopping List

데니시 빈티지 테이블 이 질문에 답하는 지금도 데니시 빈티지 테이블 앞에 앉아 있다. 높은 가격 때문에 망설이다 최근 세일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냉큼 샀다. 좋은 책상에서는 좋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앞으로도 계 속책상을 수집할 생각이다. 집에서 나의 동선 곳곳에 마음에 드는 책상이 있다는 건 큰 즐거움이다. 자신의 책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모양의 책상을 수집한다”라는 문장을 쓴 영화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도 이런 기분일까.

 

Exhibition / Book / Movie

©코쿤북스

릭 루빈의 책 <창조적 행위: 존재의 방식> 오래전부터 미국의 전설적 프로듀서 릭 루빈을 좋아한다. 한국에 <창조적 행위>가 정식 출판됐다는 걸 듣고 갖고 싶었는데, 때마침 얼마 전 한 중학교 동창이 이 책을 내게 선물했다. 아직 절반도 읽지 못했지만, 벌써부터 평생 좋아할 책을 만난 기분이라 아껴가며 천천히 읽고 있다.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 모두에게 소개하고 싶다.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편집증을 앓는 ‘보’(호아킨피닉스)와 그를 집착적으로 사랑하는 어머니 ‘모나’(패티 루폰)의 이야기로, 모나를 무조건 만나러 가야 하는 보가 기억과 환상, 현실이 뒤섞인 공포를 경험하는 기이한 여정을 그린다. 개봉하자마자 영화관에서 봤는데,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것처럼 충격적이고 재미있었다. 뻔한 영화에 질렸거나 신선한 영화적 경험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