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수 없이 많은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또렷한 취향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가는 이들의 시선은 귀중한 경로가 된다.
날 선 감각을 지닌 25명의 문화 예술계 인물에게서
요즘 보고, 듣고, 읽고, 사고, 즐기는 것에 관한 정보를 얻었다.

 

이세희

티 디렉터

중국 광저우에서 차 문화를 접하고, 한국에도 편안하고 쉽게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티룸 ‘토오베’를 열였다. 차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를 선보이고, 세라미스트와 협업을 진행하며 차 문화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Place

일상 마치 도쿄 어느 골목 어귀에 있을 법한 분위기를 풍기는 성북동의 드립 커피 전문점. 커피 맛은 잘 모르지만 이 집 커피를 한 입 마셔보면 단단한 내공을 품은 커피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다. 사장님의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공간을 둘러보는 즐거움도 있다. 대부분의 메뉴가 훌륭하지만 특히 아포가토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비주얼과 맛으로 사로잡는다.

 

최순우 옛집 동네 산책길에 종종 들르는 곳으로 국립중앙박물관 4대 관장이던 미술사학자 최순우 선생이 거주 했던 근대 한옥이다. 들어가는 입구에서 문 위쪽을 올려다보면 ‘두문즉시심산(杜門卽是深山)’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는데, ‘문을 닫으면 곧 깊은 산중’이라는 뜻으로 이곳을 설명하기에 더없이 좋은 표현이다. 단아하면서 기품 있는 한옥은 고요히 침잠해 사색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공간이다.

 

What’s In My D Bag

인스타그램 @cookcookmeal 포토그래퍼 안상미의 요리 계정으로 ‘요린이’에게 용기를 주는 귀여운 사진과 친절한 레시피가 가득하다. 여름날에 잘 어울리는 토마토 가스파초는 벌써 두 번이나 만들어 먹었다.

 

Person

조희진 토오베를 운영하며 만난 세라믹 아티스트 조희진의 패턴을 좋아한다. 흙을 이어 붙여 자신만의 고유한 형태를 만들어가는 그의 작품은 볼 때마다 감탄을 자아낸다. 그가 작업실 한편에 앉아 천천히 자신의 취향과 관점을 작품에 담아내는 모습을 바라보는 건 내게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다. 앞으로 펼칠 행보가 궁금하고 기대되는 작가.

 

Shopping List

빈티지 수납장 일본 시골(도심일지도 모르겠다) 어디에선가 오랜 세월을 보낸 수납장을 한남동 디앤디파트먼트에서 발견하고 한눈에 반해 집에 들였다. 한동안 다구 를 보관할 찬장을 찾고 있었는데, 나무와 유리, 철제가 조화롭게 이루어진 이 수납장을 보고 ‘이거다’ 싶었다. 아직까지도 볼 때마다 설렌다.

 

Exhibition / Book / Movie

매거진 <뽀빠이> 서울 시티 가이드 7월호 일본의 서브 컬처 매거진 <뽀빠이>의 7월호 주제는 ‘서울’이었다. 서울에 거주하면서도 몰랐던 공간과 이야기가 담겨 있어 꽤 흥미롭게 읽었다. (86페이지에 토오베의 이야기도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