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민 미술관은 예술적 실천이 삶을 풍요롭게 가꾼다는 믿음으로 현대미술의 흐름을 읽어내는 역할을 도맡아왔습니다. 2023년 3월, 일민 미술관은 올해 두 개의 기획 전시를 여는데요. 그중 하반기 기획전인 이시 우드(Issy Wood)의 개인전 <I Like To Watch>가 지난 2023년 9월 7일에 막을 열었습니다.

이시 우드는 불길한 재현을 통해 모든 것이 적절히 괜찮은 동시에 지리멸렬한 현실을 표현하는 런던 기반의 미술가입니다. 회화를 주로 다루지만, 음악 작업을 비롯해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예술을 소화하며 본인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예술가죠. 고풍스러운 빈티지 사물,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사치품, 성적인 은유 등을 집요하게 관찰하며 최종적으로는 회화의 방식으로 종결합니다. 특히 이시 우드는 새로운 리얼리즘을 제시하는 예술가이기도 합니다. 화자의 내면을 지배하는 무의식에 초점을 맞춘 초현실주의와 결합한 새로운 방식의 예술을 보여주죠. 도처의 낯익은 소재들을 찾아내 고전풍의 회화 기법을 통해 표현합니다. 이는 신비주의와 무의식을 다루는 기존의 초현실주의와는 다른 태도로 다가선 예술입니다.

또한, ‘관찰’이라는 행위에 초점을 맞춘 해당 전시에서는 이시 우드의 1인칭 심리적 시점을 투영합니다. 평소 블로깅을 즐기는 이시 우드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점들이 담긴 책 <퀸 베이비>를 통해 해당 작가의 생각들을 읽어볼 수 있습니다. 본 도서는 이시 우드가 자신의 블로그 ‘커밋투더디시’에 쓴 글을 모은 것으로, 팬데믹이 잦아들며 다시 조심스럽게 세상으로 들어온 시기를 관찰한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3층에서는 그가 할머니 옷 위에 그린 그림들, 어딘지 모르게 낯설면서도 새로운 감각이 느껴지는 뮤직비디오, 리듬감이 느껴지는 몽환적인 음악 작업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장소 I 일민 미술관(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 152)
기간 I 9.7(목) – 11.12(일)
시간 I 화요일 – 일요일, 오전 11시 – 오후 7시(매주 월요일 및 추석 당일 휴관)
관람료 I 일반 9,000원(학생 7,000원, 만 24세 이하 학생증 소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