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찬 바람이 옷 사이로 파고들어 저절로 옷을 여미게 되는 날씨입니다. 추위에 얼은 몸을 속부터 따뜻하게 데워줄 국물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어묵은 추운 겨울을 거뜬히 나게 할 힘을 주죠. 바 테이블에 친구와 나란히 앉아 쫄깃한 어묵에 하이볼 한 잔을 곁들인다면 우리의 겨울도 따뜻할 테고요. 에디터가 추천하는 오뎅바 4곳을 소개합니다.

을지로의 요오

각종 인쇄소가 즐비했던 을지로는 해가 저문 저녁, 남녀노소가 북적이며 인기 만점의 동네가 되었죠. 을지로 3가에 위치한 오뎅바 ‘요오’는 각양각색의 식당들 중에서도 퇴근길을 서두르게 만듭니다. 노란색 간판이 눈길을 사로잡는 요오의 문은 을지로의 정취가 느껴지는 옛 미닫이문으로 되어 있어 을지로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공간은 오픈 키친을 둘러싸는 바 테이블 구조로, 일본 도쿄 뒷골목에 온 듯하죠. 요오를 처음 방문한다면 모듬어묵 9종과 쿠시카츠를 추천합니다. 이곳은 일본식 어묵의 진수를 보여주죠. 더불어 돼지 등심과 닭 안심부터 꿀모찌까지 다양한 쿠시카츠 메뉴는 행복한 선택의 고민에 빠지게 할지도 모릅니다. 요오에서는 손님이 직접 작성한 위로 한 마디인 ‘그날의 위로’를 뽑아 요오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는 귀여운 이벤트도 있으니꼭 참여해 보세요.

 

신당의 야마키치

신당과 약수 사이에 위치한 이자카야 ‘야마키치’는 각종 안주와 사케를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전경이 훤히 내다보이는 통창과 차분한 우드톤의 테이블은 공간에 온기를 더합니다. 어묵과 무, 삶은 계란과 고기가 들어간 어묵 한 접시는 야마키치의 대표 메뉴 중 하나입니다. 그릇 한편에 발라진 겨자를 어묵 위에 더하면 풍미가 배가됩니다. 리필을 해주시니 꼭 알고 가시길 바랍니다! 야마키치의 카니미소 소바 역시 에디터의 추천 메뉴입니다. 대게 내장을 베이스로 만든 카니미소 소바는 야마키치의 재방문을 부르는 마법 같은 맛을 자랑하죠. 어묵과 페어링이 좋은 사케나 일본의 증류주 쇼츄 한 잔 기울이며 캄캄한 겨울 밤을 나는 것도 좋겠습니다.

 

뚝섬의 휘뚜루

복잡한 성수동 골목을 잠시 벗어나면 서울숲역 부근 인적 드문 골목에 위치한 오뎅바 ‘휘뚜루’를 만날 수 있습니다. 노포를 연상시키는 투명 천막 안으로 들어가면 오뎅 내음이 먼저 반기죠. 창가나 테이블 자리는 다른 손님과 합석할 수 있어,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휘뚜루에는 주문과 동시에 즉석에서 바로 만드는 생생오뎅 메뉴가 있습니다. 게맛살, 비엔나, 어묵볼 그리고 메생이 등 다양한 재료로 어묵을 만드는데요. 어묵 외 이곳의 필승 메뉴는 짭조름하면서 달콤한 맛이 일품인 옥수수알입니다. 테이블 가운데에는 오뎅을 따뜻하게 데워서 먹을 수 있는 오뎅 국물 조리 냄비가 설치되어 시간이 지나도 따듯하게 오뎅을 즐길 수 있습니다.

 

신촌의 카린지 린가네

신촌 현대백화점 맞은편 좁은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일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이자카야 ‘카린지 린가네’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카린지 린가네는 시간의 변화에 따라 양면성을 지닌 공간입니다. 점심 시간에는 돈가스와 카레를 판매하는 ‘카린지’로, 저녁 시간에는 스낵과 맥주, 하이볼을 판매하는 ‘린가네’로 변신하죠. 린가네가 자랑하는 시그니처 메뉴인 오뎅모리는 방문객의 필수 주문 메뉴입니다. 따끈한 국물과 각종 어묵 한입이면 추웠던 날씨도 잊을 수 있죠. 칼칼한 국물도 끌린다면 매콤한 김치카츠나베를 함께 곁들여서 먹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