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가을에 입으려고 아껴뒀던 얇은 재킷보다 조금 더 두터운 아우터를 꺼내 입는 아침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코끝이 점차 빨개지고 찡해질수록 어느덧 겨울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낍니다. 한 달 뒤에 크리스마스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 한 켠을 설레게 하는데요. 크리스마스를 더욱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소개합니다.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이소라의 Happy Christmas

‘크리스마스’라고 하면 어떤 것들이 느껴지시나요? 설렘, 즐거움, 따뜻함, 포근함 등이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리게 하는 이유인데요 . 이소라가 부른 ‘Happy Christmas’를 들으며 여러분이 기대하는 크리스마스를 상상해 보세요. ‘눈이 오는 크리스마스 첫날밤이면 머리맡에 모두 기다란 양말’처럼 동심을 떠올리게 하는 귀여운 가사나 ‘생각해 봐요. 이 모든 일들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와 준다면 멋지잖아요’같은 담백한 표현의 가사는 추운 날씨로 얼어붙은 마음을 따뜻하게 녹입니다. 여린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풋풋한 진심과 솔직한 고백은 그의 음악을 계속 찾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죠. 보사노바풍 연주 위에서 살랑이는 춤을 추는 듯한 이소라의 목소리는 크리스마스와 정말 잘 어울리거든요. 음악을 듣다보면 어느새 2000년대 연말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라이브 공연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들지도 모릅니다. 마침 오늘 눈이 오네요. 마지막 가사를 곱씹어 보며 이소라의 노래를 적극 추천합니다. ‘눈이 와요. 행복하세요. Happy Christmas!’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의 Lights On

클래식한 캐롤송도 좋지만 새로운 음악으로 나만의 크리스마스를 즐겨보는 것도 꽤 괜찮은 법입니다. 이번 겨울에는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가 만든 크리스마스 앨범은 어떨까요? <Music Inspired by Illumination & Dr. Seuss’ The Grinch EP>는 애니메이션 영화 <그린치>에 영감받아 만든 홀리데이 앨범입니다. 오묘한 기운이 감돌며 크리스마스의 따뜻하고 경쾌한 분위기를 담고 있어 매력적이죠. 특히 ‘Lights On’은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특유의 음악 스타일을 부각시키면서 크리스마스의 캐롤 멜로디를 담아냈습니다. 가족이 함께 모이는 홀리데이 시즌에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고 있으니 불을 켜고 기다려달라는 내용이죠. 총 6 트랙으로 구성된 이 앨범은 전체 길이가 10분 정도의 가벼운 앨범입니다.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가 선보이는 10분의 크리스마스를 즐겨 보세요!

더 델포닉스의 La-La Means I Love You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어김없이 꼭 찾아보는 시즌 영화가 있나요? <러브 액츄얼리>, <이터널 선샤인>, <나 홀로 집에>? 아니면 <세렌디피티>도 있겠네요. 올 크리스마스에는 <패밀리맨>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해보는 건 어떨까요? 니콜라스 케이지가 크리스마스 밤에 겪는 기적같은 순간을 다루는 이 영화는 가족과 사랑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끔 합니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오래 전 본인의 아내 테아 레오니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비디오 테이프 장면은 손에 꼽는 명장면이죠. 당시 니콜라스 케이지가 불러주는 노래는 더 델포닉스(The Delfonics)의 ‘La-La Means I Love You’입니다. 다이아몬드 반지는 커녕 본인이 해줄 수 있는 건 오직 ‘라-라-라-라’라는 말뿐이라는 담백하면서도 솔직한 가사는 그 어느 사랑 가사보다 로맨틱하게 다가옵니다. 극 중 니콜라스 케이지의 노래 실력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사랑을 가득 담은 진심은 어떤 다이아몬드 반지보다 빛나죠.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이 노래로 로맨틱한 하루를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 아니면 누군가에게 담백한 가사처럼 마음 속에만 간직했던 진심을 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존 레논과 오노 요코의 Happy Xmas

기본에 충실한 음악이 가슴에 가장 잘 와닿을 때가 있죠. 훌륭한 예시가 바로 존 레논(John Lennon)과 오노 요코(Yoko Ono)의 ‘Happy Xmas’입니다. 기타와 드럼, 베이스 그리고 보컬. 별다른 꾸밈없이 밴드의 사운드로만 채운 존 레논의 크리스마스 노래 가사에는 더욱 진심이 느껴집니다. 히피가 종전과 희망을 노래하는 듯한 해당 음악을 듣다 보면 세상이 새하얗게 느껴집니다. 지난날을 하얗게 씻겨내리고 다가오는 새해를 기쁜 마음을 맞이하는 것 같은 분위기죠. ‘Happy Xmas’는 비틀즈의 음악풍이 짙게 묻어나는 존 레논의 솔로 앨범 <Imagine>의 수록곡입니다. 다른 비틀즈 멤버의 크리스마스 노래가 궁금하다면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의 ‘Wonderful Christmas’를 들어보는 것도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