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에는 무슨 일이?

 

아픔을 살피는 언어들

2023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1주기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어느덧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았다. 나는 이날 저녁 답답한 가슴을 다잡으며 1주기 시민 추모 대회가 열린 서울광장으로 향했다. 오랫동안 보지 못한 지인을 마주쳤고 밤늦도록 대화를 나누었다. 비로소 조금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깨달았다. 우리 사회에서 1백59명의 죽음에 대해 마음 놓고 기억하고 이야기하는 ‘말의 길’도 비좁아져 있구나. 참사 관련 기사나 유튜브 콘텐츠에 달린 피해자를 탓하는 댓글들, “누가 그날 거기 가라고 등 떠밀었냐”는 술자리 옆 테이블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그리고 이 모든 혐오 발언을 방치한 정부의 메시지에 나도 모르게 영향을 받았구나.

모든 애도의 마음과 이야기를 정쟁의 이분법으로 편 가르는 압력에서 자유롭고 싶다. 이를 위해 내딛어야 하는 큰 걸음은 단순 실무자 처벌을 넘어 재난 관리의 책임을 포괄적으로 점검하고 조사하게 만들 수 있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 통과다. 아픔을 살피는 언어를 계속 살리고 말하는 일은 작은 보폭일지라도 단단한 걸음으로 우리를 이끌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도우리(작가 겸 칼럼니스트)

 

 

우리가 누려야 할 공연의 기쁨

2023년 11월 2일, ‘1백 석 미만
소규모 공연장 티켓 판매액 40.2% 감소’ 통계 발표

 

팬데믹이 끝난 후 사람들이 집 밖으로 뛰쳐나오리라는 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큰 기대 속에 손님맞이를 할 준비를 하던 곳 중 가장 크게 웃은 건 음악 페스티벌 시장이었다. 2023년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은 처음으로 토요일 표가 매진되며, 역대 최대인 15만 명이 몰렸다. 팬데믹 전과 비교해 5만 명이 늘어난 수치다. 흥행에 성공한 건 펜타포트뿐이 아니다. 록·힙합·재즈·EDM 등 다양한 장르의 페스티벌을 찾는 관객이 전보다 크게 늘었다. 페스티벌 즐기는 법을 공유하는 미디어가 카펫을 깔고 그 위로 관객들이 달려갔다. 한 손에 깃발을 들고, 온라인에서 배운 서클핏을 할 준비를 한 채. 반면 엔데믹으로 전환된 후 모든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웃은 건 아니다. 11월 2일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1백 석 미만 소규모 공연장의 티켓 판매액은 40.2% 감소했다. 사람들의 소비가 ‘핫’하고 ‘힙’하다고 검증된 곳으로만 향하고 있다. 소규모 공연에서 다양한 음악가를 발견하기보단 증명된 음악가가 한곳에 모인 대규모 페스티벌에만 시간과 돈을 쓰는 셈이다. 그럼 무명의 음악가는 증명된 음악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어떻게 기량을 쌓고 팬을 모아야 할까? 음, 틱톡 챌린지? 점차 CD의 인기가 줄면서 연예인 얼굴이 박힌 ‘검증된’ 콤필레이션 CD만 불티나게 팔리던 시절이 있었다. 음악 페스티벌의 부흥은 반길 일이지만, 그때가 떠오르는 건 지나친 걱정일까. 하박국(뮤직 콘텐츠 크리에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