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전시 ‘The Second FLOW “The New Olds”’이 2024년 1월 5일부터 진행됩니다. 3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에서 드로잉의 새로운 형태를 보여주는 작가 황혜선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작품은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각과 그 내면의 울림이 투영 되어 있습니다. 끊임없는 소멸과 탄생이 반복되는 과정 속 재생은 작가에게 중요한 작업의 모티브가 되곤 합니다. 어떤 하나가 온전히 소멸하고 나서야 비로소 시작되는 다른 하나의 탄생과 성장은, 우리의 사람에 긍정적인 에너지와 희망을 주곤 합니다. 작가 박지현, 지누박, 황혜선 세 명의 작가가 모여 <The Second FLOW “The New Olds”> 전시를 엽니다. 그중 작가 황혜선과 새로운 그룹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황혜선 작가
©FLOW

서로 다른 색을 가진 아티스트 3명이 모여 전시 <The Second FLOW “The New Olds”>를 엽니다. 전시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준비 과정까지 개인전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을 것 같아요.

성향이 다른 세 작가가 모여 한 가지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과정과 결과는 늘 설레이고 새로워요. 전혀 다른 에너지들이 모여 부딪치기도 하고 어우러지기도 하면서 예측할 수 없는 시너지를 내고 있죠.

전시 제목인 ‘The New Olds’에서 영감을 받아 1990년대 말 캔버스 천을 바느질해 조각으로 만들었던 ‘Still-Life’ 작업을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데요. ‘Still-Life’는 정확하게 어떤 작품인가요?

‘Still-Life’는 1990년대 처음 선보인 시리즈예요. 조르조 모란디(Giorgio Morandi)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던 정문화를 바느질이라는 행위로 조각화한 작품이죠. 캔버스 천을 바느질해서 정물을 만들고, 같은 소재로 만든 받침대에 올려 조각의 형태이지만 공간 안에서 관객들에게 정물화로 느끼길 바랐어요.

이전의 아카이브를 다시금 떠올린 이유가 있나요?

처음 전시 제목을 들었을 때, 여러 의미로 접근할 수 있겠더라고요. 저는 ‘나의 예전 작품을 다시 해석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작업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던 중에 전시 미팅을 위해 전시장에 들렀다가 근처를 오가는 사람들을 관찰하게 됐어요. 바쁜 발걸음과 대조를 이루는 핸드폰이 고정된 시선에서 저의 이전 작업물인 ‘Still-Life’ 즉, 정지된 삶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죠. 이런 경험을 작업과 연결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시 관련해 작가 노트를 보는데 이러한 글귀가 있더라고요. ‘이분법적인 경계 위에 있기를 희망한다.’

어떠한 결론지어지는 형태나 의미보다는 경계 위에 여러 가지로 해석되는 작품을 하고 싶다는 저의 바람이에요. 이번 전시 작품도 그러하길 바라고요.

황혜선 작가 '드로잉 조각' 시리즈 작품.
©FLOW
황혜선 작가 '드로잉 조각' 시리즈 작품.
©FLOW

<The Second FLOW “The New Olds”> 전시에서는 어떤 작품을 선보일 예정인가요?

이번 전시에는 오직 이 전시만을 위해 만든 저의 신작들로 채워집니다. 제가 이야기하며 영감을 받았던 순간들, 바쁜 움직임과 대조적인 모바일폰 안에 정지된 사람들을 ‘Still-Life’라는 이름 하에 표현했어요. 각 작품은 얇은 자작나무 합판에 음각을 더해 드로잉처럼 작업하고 그 12장을 합쳐 부피감을 더해 또 다른 형식의 드로잉 조각으로 완성합니다.

시리즈 연작인 ‘드로잉 조각’의 새 작품이 기대됩니다. 드로잉부터 설치까지 다양한 작품 형태의 범주와 소재를 넘나들며 작업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먹으로 그리는 드로잉에서 시작해 조각이 되고 점차 범주가 넓어지며 공간 전체가 작품이 되기를 바라요. 공간을 양감으로 채우진 않지만 그 안에 숨 쉬듯 존재하는 작업으로 드로잉과 조각의 경계에서 벗어나 그 한계를 두지 않고 싶어요.

조각 작품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주로 어떤 것에서 영감을 받나요?

일상의 모든 것에서요. 일상에서 마주한 순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기억 속 어딘가에 있을 법한 사물, 우리 삶 속에서 슬며시 잊혀지고 말 순간들을 작품으로 기억하려고 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객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나요?

일상에서 늘 스쳐 지나가는 주변 사람들을 담았는데요. 그 속에 보이는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면 좋을 것 같아요.

2024년 1월, 새해의 문을 여는 전시인데요. 2024년에는 어떤 활동을 이어 나가나요?

우선 1월 중 3주간 남미 여행을 떠날 계획이에요. 그곳에서 어떤 영감을 받고, 그 영향을 통해 어떻게 작품으로 풀어낼지 저도 기대됩니다. 그리고 가을쯤에는 또 한 번의 개인전을 열 계획입니다.

<The Seceond FLOW “The New Olds”>
기간 │2024. 1. 5 – 1. 30
시간 │ 11:00 – 18:30
장소 토브(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226 더북컴퍼니 지하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