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살아가다 문득 세상 사는 이야기가 궁금할 때, 다른 이의 삶을 살짝 엿보고 싶을 때 읽기 좋은 에세이를 추천합니다.

권민정, 라일락, 박다흰, 서예민, 안화용의 <싶싶한 하루 보내세요>

부비프 책방의 글쓰기 모임에서 만난 민정, 일락, 다흰, 예빈, 화용 다섯 여자의 손 끝에서 탄생한 <싶싶한 하루 보내세요>. 그들은 일, 콤플렉스, 친구, 가족 등 여덟 가지 주제에 대해 매주 한 편씩 쓴 글을 모아 책을 만들었습니다. 나이도 직업도, 살아온 환경도 다른 그들은 마음 깊숙이 숨어 있던 때로는 존재조차 몰랐던 욕망을 ‘싶’이라 이름 붙였는데요. 그들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으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각자 자신만의 문체로 담아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껄껄 웃다가 눈물을 찔끔 흘리며 에세이 속 ‘일락’이 됐다가, ‘예빈’이 되고, ‘화용’이 되죠. 매일 해야 하는 일에 바빠 하고 싶은 일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이 책을 읽고 어딘가에서 당신도 잊었던 ‘자기만의 싶’을 발견해 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도, 싶싶한 하루 보내세요!

정성은의 <궁금한 건 당신>

고개를 푹 숙이고 핸드폰 속 세상에 살길 자처하는 요즘. 우리 세대는 나의 존재도 모르는 유명인에 대해선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알고 싶어하지만,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겐 무관심하죠. 정성은 작가의 <궁금한 건 당신>은 삶에서 스치듯 마주한 사람들과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한 산문집입니다. 이 책은 삶에서 한 번은 스쳐 지나갔을 택시 기사, 코네티컷에 사는 공인중개사, 뉴욕 세탁소 사장님, 포장이사 고수, 여행지에서 만난 옆방 남자,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등 구미가 당기는 인물들과 나눈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정성은 작가는 책에서 ‘길을 가다 마주친 사람들, 오랜 친구였던 누군가, 소문으로만 듣던 사람 등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으면 궁금한 일조차 없을 지도 모른다’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갔을 누군가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들을 <궁금한 건 당신>으로 만나보세요.

문상훈의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여러 개인 남자, 문상훈의 첫 산문집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은 예약판매 날짜를 캘린더에 표시해 두고 손꼽아 기다린 이들이 많죠. 오랜 자기 검열로 힘들어 하던 문상훈은 자신이 한 말을 오해하지 않기로 다짐하며, 정제되지 않은 솔직한 글들을 적어 내려갔습니다. 글을 읽는 내내 흡입력 있는 문장에 책장이 줄어드는 것이 아쉬워 한 줄 한 줄 꼭꼭 씹어 음미하게 되는데요. 그의 시선이 머물렀던 순간을 공유하는 몇 장의 사진들이 책을 더욱 소중하게 만들어 줍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그의 영상을 보며 내심 그와 조금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은 후 그와 한 뼘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