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평생 파리를 사랑한 아티스트 미셸 들라크루아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함께 파리에 오라 했다. 나 홀로 배낭여행을 하며 에펠탑 앞을 서성이던 지질이 20대의 기억을 씻고 싶었던 것일까. 고요한 자정 무렵 센강을 함께 걷다 서로 마주 본 순간, 비로소 너는 제시, 나는 셀린. 이곳은 미드나이트 인 파리. 그래, 결국 돌고 돌아 내 꿈의 허니문은 파리. 거기면 됐다. 최서영(유튜브 채널 <차봤서영> 운영자)

이탈리아, 피렌체

오래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만난 현지인이 허니문으로 토스카나를 추천했다. 당시 생소한 지역이라 메모만 해놓았는데, 좋아하는 영화 <사랑을 카피하다>의 촬영지라는 사실을 알고 뒤늦게 빠져 랜선 투어를 했었다. 푸른 포도밭과 시원하게 솟아오른 사이프러스, 화사하게 핀 해바라기가 한 폭의 수채화같이 펼쳐지는 이곳을 랜선이 아니라 실제로,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방문할 날을 고대한다. 박예린(콘텐츠 크리에이터)

몰타

이날을 위해서 수영복을 열 벌쯤 모아뒀나 보다. 허니문이라면 내 인생에서 가장 긴 휴가일 텐데, 그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영이나 실컷 하다 오겠다는 심보 때문이다. 바다라면 역시 지중해가 으뜸, 그중에서도 지중해 한가운데 있는 몰타가 좋겠다. ‘세상에서 가장 느린 나라’라고들 하던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그곳에 간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그런 곳에 있으니 카카오톡 답장이 늦어져도 이해해주겠지? “따뜻한 햇살 아래 투명한 바닷가에서 수영 좀 하느라 답장이 늦었어, 미안.” 이렇게 답장을 보내도 죄책감 없는 그런 곳으로 사랑하는 이와 함께 떠날 테다. 노지영(스타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