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올리브오일’이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밀라노 출장을 떠나기 전까지. 이탈리아가 올리브오일 소비량이 전 세계 2위를* 자랑하는 나라라는 것을 증명하듯, 레스토랑 테이블마다 비치된 올리브오일은 모두 각기 다른 매력의 풍미를 선사했다. ‘미끈한 기름 맛’으로만 올리브오일을 알았던 에디터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며!

  

고넬리 1585(Gonnelli 1585) ‘라우데미오(LAUDEMIO)’, 가격은 500ml 기준 약 3만원대

  

고넬리 1585, 라우데미오

이번 밀라노 출장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프로덕션 코디네이터에게 가는 식당마다 올리브오일에 대해 연신 칭찬을 해댔더니 자신 있는 표정으로 더 맛있는 올리브오일을 맛 보여주겠다며(참고로 그는 푸드 매거진과의 오랜 협업으로 여러 식재료에 빠삭하다) 고넬리 1585(Gonnelli 1585)의 ‘라우데미오(LAUDEMIO)’를 선물해주었다. 알고 보니 고넬리 1585는 고넬리 패밀리가 1585년부터 가꿨던 올리브 농장, 산타 테아(Santa Téa)에서 올리브를 직접 재배하고 공정하며 무려 16여 종의 오일을 생산하는 이탈리아 올리브 오일 분야의 대표 브랜드라고.

친구가 올리브오일을 건네며 ‘알싸함’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이야기했는데, 쫀득한 사워도우를 라우데미오에 흠뻑 적셔 맛보면 정말로 처음에 느껴지는 향긋함 뒤로 은은한 칼칼함이 느껴진다. ‘오일’과 ‘알싸하다’ 사이 상관관계를 맺기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올리브오일의 테이스팅의 기본은 매콤함(pungency 또는 pepperiness), 쌉쌀함(bitterness), 프루티함(fruitness)으로 구성된다. 이들의 조화와 균형에 따라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의 품질이 좌우되며, 이른 시기에 수확된 녹색 올리브로 만들어진 오일의 경우 페놀 성분이 많이 함유돼 매콤함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고넬리 1585의 라우데미오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사워도우나 바게트와 함께 소금과 후추를 살짝 더해 먹거나 부라타와 같은 슴슴한 치즈와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매력적이다. 다만 신선도 문제나 공식 판매처가 없어 국내에서 구입하기는 다소 어려움이 있는데, 비슷한 제품으로 국내에서도 구매하기 쉬운 로렌조(LORENZO)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도 추천한다. 그중에서도 ‘N°1’은 라우데미오와 비슷하게 매콤함을 느낄 수 있되 향긋함이 더욱 강렬하고 부드러워 다양한 음식과 곁들여 먹기 좋다.

*국제올리브오일협회, 2021년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