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은 북한과 맞닿은 강원도 북부 지역에 있는 곳입니다. 강릉과 속초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덜 찾는 지역이지만 한 번 가면 계속 생각날 정도로 정적인 매력이 있는 곳이죠. 붐비지 않는 조용한 여행지, 고성으로 떠나볼까요?

조용한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바다, 천진해변

고성은 참 조용한 지역입니다. 해변가에 가도 사람들이 많지 않고, 시끄러운 상인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북적이는 강릉 경포대나 양양 서피비치와는 정반대의 분위기죠. 그중 천진 해변은 나만 알고 싶은 바닷가 중 하나입니다. 조용히 파도 소리에 집중할 수 있으며 에메랄드 빛의 파도에 부서지는 윤슬이 눈부시게 아름답습니다. 빨강, 노랑, 초록의 등대가 줄지어 있는 모습마저도 사랑스럽죠.

서퍼들의 바이브가 가득한 공간, 글라스 하우스

서퍼들이 많이 찾는 바다인 천진 해변 앞에는 서퍼가 운영하는 카페 글라스 하우스가 있습니다. 컨테이너로 무심하게 지어진 듯한 공간에 들어서면 까만 강아지 후추가 손님을 반깁니다. 애교 많은 녀석과 함께 공간을 채우는 것은 음악. 주인장의 바이브를 고스란히 담은 플레이리스트는 이곳을 다시 찾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글라스 하우스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천진해변을 바라보아도 좋고, 커피를 테이크아웃하여 파도 소리를 벗삼아 즐거운 한 때를 보내도 좋답니다.

글라스 하우스는 고성에 방문했다면 곡 들러야 할 쇼핑 스폿이기도 합니다. 고성 기념품을 사고 싶다면 이곳에서 판매하는 스톡홀름 서프보드 클럽 제품을 눈여겨보세요. 이는 아크네 스튜디오의 공동 창립자인 조니 요한슨과 서퍼 만 하글룬드 글라드가 런칭한 스톡홀름 기반의 브랜드로 서핑 컬렉션과 실용적인 티셔츠, 재킷, 팬츠 등을 함께 선보입니다. 이곳에서는 다른 패션 편집숍에서 발견하지 못한 피스는 물론, 할인하는 아이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강원도 음식인 장칼국수를 제대로 먹고 싶다면, 왕박골식당

고성 바다를 실컷 보았다면 이제 배를 채워볼까요? 강원도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인 장칼국수 맛집이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동네 주민들이 자주 가는 현지인 맛집 왕박골식당은 엄연히 말하자면 속초에 속하나 고성과 맞닿은 곳에 있어 접근성이 좋습니다. 맛도 훌륭하죠. 걸쭉한 고추장 베이스의 국물에는 소라와 감자가 듬뿍 들어있고 향긋한 쑥갓과 짭조름한 김가루가 풍성하게 더해져 대체할 수 없는 맛을 냅니다. 만약 왕박골식당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칼칼한 국물과 동치미 국물을 번갈아가며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행을 마무리하기 좋은 산책 코스, 영랑호

배를 채웠다면 소화도 시킬 겸 가까운 산책 코스로 향해야죠. 왕박골식당과 가까운 곳에는 커다란 호수가 하나 있습니다. 동해와 연결된 영랑호인데요. 이곳은 백사가 쌓여 만들어진 자연호수로,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가 있어 한 바퀴 둘러보기에 딱 좋습니다.

영랑호의 벤치에 앉아 호수 위를 날아다니는 새들과 갈대밭을 구경해도 좋고, 봄에는 벚꽃 아래를 거닐어도 좋아요. 해질녘이 다 되었다면 영랑호에 비친 붉은 하늘을 보며 여행을 근사하게 마무리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