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주, 그리고 제주까지. 이번 주말 방문해볼 만한 식당 세 곳.

서울, 베지 스튜디오

최근 끼니를 여러 번 거르고 자극적인 배달 음식에 의존해 건강을 해친 기분이 든다. 잘 챙겨 먹는 게 나를 보살피는 방법 중 하나일 테니, 이번 서울 여행의 점심 식사는 지난여름 공덕동에 문을 연 ‘베지 스튜디오’에서 하고 싶다. 8가지 채소와 반숙 달걀, 통곡물로 지은 밥을 예쁘게 담은 ‘채소밥’을 내어주는 곳. 생채소 위주의 샐러드보다 온기가 느껴지는 한 그릇은 허약해진 몸을 각종 영양소로 채우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깻잎이나 두부 등을 갈아낸 주스까지 곁들여 더욱 풍요로운 한 끼를 만끽하려고 한다. 매달 새롭게 선정하는 ‘게스트 채소’를 활용한 요리와 내추럴 와인을 내어주는 목, 금요일 디너를 즐겨도 좋겠다.

add 서울 마포구 백범로 152 202동 1층 13호
instagram @vegestudio_seoul

제주, 도립(DORIP)


제주의 숨은 비경을 꼽으라면 코난해변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모래사장에 드러누워 에메랄드빛 해변을 한없이 바라보다 배가 고파지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와인 바 ‘도립’으로 향할 생각이다. 하루 한 타임, 여섯 가지 요리와 디저트로 이루어진 디너 코스를 제공하는 도립은 까다로운 입맛으로 ‘맛집’이란 호칭을 쉽게 붙이는 법이 없던 제주도민 지인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곳이다. 식사에 앞서 레스토랑 맞은편에 마련돼 있는 와인 창고로 이동해 음식과 페어링할 와인을 직접 고르는 재미가 있다. 제주 제철 식재료로 만든 정갈한 요리가 2시간가량 충분한 여유를 두고 제공되니, 동행과 길고 긴 대화를 나누며 즐겨볼 예정이다.

add 제주 구좌읍 행원로5길 33
instagram @dorip.jeju

광주, 알랭

어딜 가나 맛으로는 아쉬울 일 없는 전라도 여행이니 굳이 맛집을 찾아 다닐 생각은 없다. 어슬렁어슬렁 산책을 하다 동네 어르신들이 북적이는 곳이라면 들어가볼 작정이다. 유일한 계획이라면 프렌치 레스토랑 ‘알랭’을 예약해 즐기는 것이다. 얼마 전 동명동에서 용봉동(전남대 후문)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알랭은 장르를 불문하고 맛으로는 어느 지역보다 엄격한 광주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아온 레스토랑이다. 지역 식자재를 활용한 알랭 코스나 클래식 코스도 좋지만, 가장 궁금한 건 다양한 채소 플레이트를 선보이는 채식 코스다. 지난봄부터 시작한 맛있는 채식 탐험기를 광주에서도 이어가볼 생각이다.

add 광주 북구 호동로 3-6 2층
instagram @alainmodernfren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