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비통과 무라카미 다카시의 오랜 동행이 지난 아트 바젤 파리(Art Basel Paris)에서 다시 한번 빛을 냈다.
무라카미 다카시의 풍성한 미학 세계를 새롭게 탐험하는 ‘아티카퓌신 VII: 루이 비통 × 무라카미 다카시(Artycapucines VII: Louis Vuitton × Takashi Murakami)’ 론칭 현장.

지난 10월, 아트 바젤 파리가 열린 드넓은 그랑 팔레를 갤러리 2백6개가 꽉 채운 장관 사이에서 멀리서도 시선을 붙잡은 건 루이 비통과 무라카미 다카시(Takashi Murakami)가 빚어낸 유쾌한 조각이었다. 중국 랜턴에서 영감을 받은 높이 8m의 거대한 문어 다리가 그랑 팔레의 웅장한 발콩 도뇌르(Balcon d’Honneur) 한 면 전체를 휘감고, 문어 촉수 모티프로 꾸민 카펫이 깔려 있고, 문어의 빛나는 머리 부분에는 그의 아이코닉한 슈퍼플랫 젤리피시 아이즈(Superflat Jellyfish Eyes) 패턴이 장식돼 있던 유쾌한 세계, 바로 루이 비통이 무라카미 다카시와 최초로 컬렉션을 선보인 이후 약 20년 만에 ‘아티카퓌신 VII: 루이 비통 × 무라카미 다카시(Artycapucines VII: Louis Vuitton × Takashi Murakami)’ 컬렉션을 공개하는 현장이었다.

전시장 곳곳은 무라카미 다카시가 직접 설치 작품을 큐레이팅해 그의 손길이 닿아 있어 그 의미가 더 컸다. 무라카미의 대표 캐릭터이자 모티프인 미스터 도브(Mr. DOB), 슈퍼플랫 판다(Superflat Panda), 상징적인 스마일링 플라워(Smiling Flowers) 등 무라카미 작품의 아이코닉한 면면이 어느 때보다 유려하게 드러났다. 아티카퓌신 VII: 루이 비통 × 무라카미 다카시 컬렉션의 작품 11점은 문어 촉수 사이사이 무라카미가 1995년 이래 발전시켜온 구형 조형 작품 안 3개의 플러시 볼(Plush Balls)을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카퓌블룸(Capubloom)과 카퓌신 이스트 웨스트 레인보우(Capucines East West Rainbow) 백은 이 볼 중 가장 크게 제작한 ‘멀티컬러 플러시 볼(Multicolor Plush Ball)’(2008) 옆에 전시됐다. 아트 바젤 파리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초기 작품 스타일의 ‘체리 블라썸 플러시 볼(Cherry Blossom Plush Ball)’(2025) 가까이에는 루이 비통의 아이코닉한 백 카퓌신 BB 골든 가든(Capucines BB Golden Garden), 카퓌스플릿 BB(Capusplit BB), 카퓌신 미니 오토그래프(Capucines Mini Autograph)가 자리해 있었으며, 무라카미가 특히 애정을 보이는 판다 캐릭터에서 영감을 받아 스트라스로 장식한 판다 클러치(Panda Clutch)도 눈에 띄었다.

카퓌신 미니 텐터클(Capucines Mini Tentacle)과 카퓌신 MM 아이(Capucines MM Eye), 그리고 ‘타임(TIME)’(2009)과 ‘드래곤 인 클라우즈 인디고 블루(Dragon in Clouds Indigo Blue)’(2010)에서 영감을 받은 카퓌신 XXL 카모(Capucines XXL Camo)와 카퓌신 이스트 웨스트 드래곤(Capucines East West Dragon)도 작가의 정체성을 오롯이 담아내며 많은 이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마지막으로 카퓌신 미니 머시룸(Capucines Mini Mushroom)은 약 1백 개의 버섯 캐릭터를 3D 프린트와 정교한 수작업을 거쳐 엠브로이더리로 구현해 환각적인 숲 이미지를 가죽 제품으로 재탄생시켰다. 그야말로 하우스의 탁월한 기술력으로 한층 진화한 무라카미 다카시의 풍성한 미학 세계가 펼쳐지는 현장이었다. 전시장 한편에는 무라카미 다카시가 직접 그린 전시 연출 스케치와 함께 그의 생동감 넘치는 영상이 재생되며 이 상징적 협업의 의미를 되새겼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아티스트와 브랜드의 협업이 어떤 경지를 이룰 수 있는지를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