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Valentine! 밸런타인 데이가 초콜릿 내음을 한껏 품은 채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떤 사랑을 하고 있나요? 어쩌면 가슴 아린 짝사랑을 하고 있거나 풋풋한 첫사랑 진행 중일 지도 모르겠네요. 밸런타인 데이는 초콜릿 한 꾸러미와 함께 진심을 건네주기에 최적의 날입니다. 때로는 촌스럽고 서툰 고백이 통하는 법이죠. 마리끌레르 에디터가 밸런타인 데이를 더욱 달콤한 하루로 만들어 줄 곡을 추천합니다.
이소라의 ‘첫사랑’
이소라는 ‘감정’이라는 주제를 아주 섬세하게 어루만지고, 이를 독특한 시선이 엿보이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뮤지션입니다. 때로는 분홍색 뺨을 사랑에 물든 얼굴로 빗대어 노래하기도 하고, 눈물을 쏟는 것을 하늘이 젖는다고 표현하며 쓸쓸한 감정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특히 이소라의 사랑 노래에서는 그녀의 순수한 표현과 문장들이 재즈 풍 멜로디 위에서 춤을 추곤 하죠. 5집 <SoRa’s 5 Diary>에서 이소라의 풋풋한 사랑이 여실히 드러나는 곡은 ‘첫사랑’입니다. ‘첫사랑’에서는 날씨가 파랗게 갠 날에 첫사랑을 찾아가 수줍게 사랑을 고백하는 자신을 담아냈죠. ‘하늘색 예쁜 구두’, ‘가볍게 나풀대며’, ‘첫사랑’처럼 개인적이면서도 사랑스러운 가사는 듣는 이들에게 설렘을 안겨주는 듯합니다. ‘나야 나, 널 다 아는 사람!’
클래지콰이의 ‘러브 레시피’
클래지콰이는 재즈에 일렉트로니카, 펑크, 하우스 사운드를 가미한 애시드 재즈(Acid Jazz) 장르의 음악을 국내에 처음 선보인 그룹입니다. ‘Romeo n Juliet’, ‘Novabossa’, ‘Gentle Rain’같은 클래지콰이 표 재즈·보사노바 곡이 대표적이죠. ‘러브 레시피’는 재즈 풍의 연주에 알렉스와 호란의 부드러운 보컬로 가득 채운 사랑 노래입니다. 원래 달콤한 건 싫어했지만 그저 상대방이 좋다는 이유로 자연스럽게 뜨거운 커피와 나른한 비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가사는 사랑의 신비함을 대변합니다.
김주혁, 봉태규의 ‘삽질의 추억’
‘돌아보면 내 인생은 삽질로 점철됐지’. ‘삽질의 추억’은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故김주혁(광식 역)과 봉태규(광태 역)가 함께 부른 사운드트랙입니다. 김주혁의 쑥스러운 듯한 성격과 개구쟁이 봉태규의 장난기가 물씬 느껴지죠. ‘진짜 사랑’이라고는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광식·광태 형제가 지금껏 사랑에 ‘삽질’해왔던 지난 삶을 반추하며 부르는 곡입니다. 이요원(윤경 역)이 밸런타인 데이에 선물한 초콜릿 바구니가 실수로 김주혁이 아닌 정경호(일웅 역)에게 전해지며 서로에 대한 마음이 운명의 장난처럼 엇갈립니다. 7년 간의 짝사랑인 윤경의 마음은 광식에게 닿지 못 했고, 이후 광식은 일웅의 초콜릿을 먹어보더니 ‘맛도 없더라’라고 툴툴대며 펼쳐보지도 않은 마음을 다시 접는데요.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면 상대방에게 있는 그대로의 진심을 꺼내어 보여주세요. 극 중 광식이의 대사처럼 이제 더 이상 바보짓은 안 됩니다!
카니발의 ‘그녀를 잡아요’
카니발은 패닉의 이적과 전람회의 김동률이 1997년에 결성했던 프로젝트 그룹입니다. 당시에 발매했던 유일한 앨범 <Carnival>은 ‘그땐 그랬지’와 ‘거위의 꿈’처럼 아직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는 곡들이 수록되어 있죠. 앨범의 9번 트랙 ‘그녀를 잡아요’는 김진표와 서동욱이 피처링해 패닉과 전람회 모든 멤버가 참여한 합작곡입니다. 본인에게 찾아온 인연을 망설이지 말고 잡으라는 네 남자들의 조언이 마구 쏟아지는 곡입니다. 특히 이적이 전람회의 대표곡 ‘취중진담’을 의미하는 듯한 ‘지난 노래 가사처럼 술에 취한 목소리로 고백하면 어때요?’라는 엉터리 제안은 웃음을 자아내죠. 좋아하는 마음이 생겼다면 딱 한 마디만 하세요. ‘난 네가 너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