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3’를 직접 언급하며 동일선상에서의 비교조차 거부한 켄드릭 라마
‘Like That’에서 드레이크와 제이콜을 디스한 켄드릭 라마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가 기습적으로 드레이크(Drake)와 제이콜(J.Cole)을 디스한 벌스가 화제입니다. 2024년 기대작으로 손꼽히던 메트로 부민(Metro Boomin)과 퓨처(Future)의 합작 앨범 <WE DON’T TRUST YOU> 중 켄드릭 라마가 피처링으로 깜짝 등장한 곡 ‘Like That’이 리스너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트랙이죠. 켄드릭 라마는 동시대의 래퍼들 중 최고로 일컬어지는 드레이크와 제이콜을 직접적으로 디스했습니다.
직접적으로 겨냥한 벌스
켄드릭 라마는 “Motherf*uck the Big 3, ni**a, it’s just big me”라는 벌스로 드레이크, 제이콜과 동일선상에서의 비교를 거부하며 본인이 최고의 래퍼라고 단언했죠. 또한, “F*ck sneak dissin’, first-person shooter, I hope they came with three switches”라는 라인에서는 드레이크와 제이콜의 곡 ‘First Person Shooter’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둘을 디스하는 것임을 명백하게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해당 수록곡이 담긴 앨범 <For All The Dogs>를 떠올리게 하는 “’Fore all your dogs gettin’ buried”라는 라인도 디스의 무게감을 한층 더 무겁게 실었죠.
제이콜의 벌스에서 시작된 비프
켄드릭 라마의 갑작스러운 디스의 시작점은 드레이크와 제이콜의 곡 ‘First Person Shooter’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제이콜은 해당 트랙에서 “Love when they argue the hardest MC. Is it K-Dot? Is it Aubrey? Or me? We the big three, like we started a league, but right now, I feel like Muhammed Ali(누가 최고의 MC 인지 가르는 논쟁이 좋더라. 켄드릭 라마야? 드레이크야? 아니면 나야? 우리는 이 판을 짰던 빅 3지만 지금 내 기분은 마치 무하마드 알리야.)”라는 벌스를 뱉으며 본인이 최고의 MC임을 은연중에 드러낸 바가 있습니다. 2022년에 제이콜은 ‘Heavens EP’라는 곡에서 빅 3로 불리는 것에 대한 압박감을 느낄 때가 있다고 밝힌 적이 있었으나 해당 트랙에서는 넘치는 자신감을 보여줬었죠. 이후 켄드릭 라마는 해당 벌스에 대한 불만을 품고 ‘Like That’에서 두 래퍼를 디스한 것입니다.
Who is the Big 3?
201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발매되었던 켄드릭 라마의 <good kid, m.A.A.d city>, <To Pimp a Butterfly>와 드레이크의 <Take Care>, <Nothing Was the Same> 그리고 제이콜의 <2014 Forest Hills Drive> 모두 힙합씬의 명반으로 꼽히며, 이들이 매번 훌륭한 랩 실력과 뛰어난 음악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은 명실상부한 사실입니다. 많은 리스너들은 켄드릭 라마와 드레이크, 제이콜을 2010년대부터 일명 ‘빅 3(Big 3)’로 불러왔습니다.
실제로 이들은 서로의 앨범에 피처링을 하거나 리스펙을 표해왔기에 비프(BEEF)를 일으킬 만한 사건은 없었죠. 켄드릭 라마의 곡 ‘Poetic Justice’에는 드레이크가 피처링을 하기도 했고, 특히 제이콜은 켄드릭 라마를 닥터 드레(Dr.Dre)에게 소개를 해줬던 장본인이었기에 켄드릭 라마의 갑작스러운 디스는 이들에게도 갑작스러웠습니다.
프린스와 마이클 잭슨의 라이벌 구도에 빗댄 벌스
디스로만 가득 채운 벌스 중 켄드릭 라마의 예술성이 돋보인 라인이 있었죠. 바로 “And your best work is a light pack. N****, Prince outlived Mick Jack’(너의 베스트 앨범들은 너무 가볍지. 프린스는 마이클 잭슨보다 오래 살았어)”라는 라인입니다. 라이벌로 일컬어지던 프린스(Prince)와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사이를 본인과 드레이크를 빗대어 표현했죠. 둘 모두 팝 장르의 역사를 만든 전설적인 뮤지션들이지만, 켄드릭 라마는 ‘팝의 황제’로서 상업적인 대성공을 거둔 마이클 잭슨보다 비교적 예술적이고 독창적인 음악을 했던 프린스가 더 오래 살았던 사실을 끄집어냈습니다. 켄드릭 라마는 드레이크의 상업적인 성공을 부정하지는 않겠지만, 본인만의 예술성을 가진 음악이 더 오래 기억될 것임을 의미한 라인을 뱉은 셈이었죠.
2013년의 ‘Control’ 디스를 연상시키는 곡
이는 힙합씬의 성장과 동시대의 래퍼들의 허슬을 외쳤던 켄드릭 라마의 2013년 ‘Control’ 디스전을 연상시켜 2024년 현재의 힙합씬에 긴장감을 불어넣었습니다. 아직까지 드레이크와 제이콜은 음악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으나 많은 리스너들이 ‘빅 3’의 디스전을 기대하고 있죠. 켄드릭 라마와 드레이크 그리고 제이콜이 함께 작업했던 곡들을 감상하며 이들의 관계를 주목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