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위로 따사롭게 내리쬐는 햇볕과 함께 봄을 한껏 만끽하는 요즘입니다. 마리끌레르 에디터가 짧고 소중한 봄을 더 경쾌하게 만들어줄 곡을 추천합니다.

베란다 프로젝트의 ‘Bike Riding’

자전거의 벨 소리가 경쾌하게 봄의 시작을 알리는 듯한 이 곡은 베란다 프로젝트(Verandah Project)의 ‘Bike Riding’입니다. 베란다 프로젝트는 당시 네덜란드 유학 중이던 이상순과 그를 만나러 떠났던 김동률이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으로, 2010년에 <Day Off>라는 첫 앨범을 발매했었죠. 베란다에서 듣기 좋은 음악을 만들고자 했던 그들은 해당 앨범으로 많은 이들에게 쉼과 위로를 선물했었습니다. ‘Bike Riding’은 이른 오전부터 자전거를 타고 연인을 만나러 가는 길의 설렘을 가득 담은 곡입니다. ‘때릉때릉 나의 마음을 전해보네’라는 가사를 듣고 있으면 마치 싱그러운 봄바람을 맞으며 힘차게 페달을 밟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죠. ‘Bike Riding’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봄을 한껏 누벼보세요!


이소라의 ‘Rendez-Vous’

이소라는 국내 뮤지션 중 ‘보사노바’ 풍 음악의 명실상부한 대표주자로 꼽히는 아티스트입니다. 보사노바는 삼바 음악에 재즈를 접목시킨 장르로 2/4박자 리듬의 느긋하면서도 경쾌한 분위기를 풍기는 음악이죠. 이소라의 ‘Rendez-Vous’가 그의 대표 보사노바 곡으로, 좋아하는 이를 오래간만에 만나 느끼는 기대감과 설렘을 담은 곡입니다. 제목 ‘랑데부’는 ‘남녀 간의 만남’ 혹은 ‘만남의 장소’를 의미하며 해당 곡에서는 카페 앞에서 연인이 만나는 로맨틱한 순간을 그리고 있죠. ‘부끄럽게 설레는 내 가슴 퉁-탕-퉁’이라는 가사는 연인 앞에 수줍게 서있는 이소라를 떠올리게 합니다. ‘폼 나게 근사한 오늘이 아쉽게도 저물기 전에’ 좋아하는 사람과 다음 랑데부를 기약하세요!


푸디토리움의 ’10:12 AM’

영화 <멋진 하루>는 전 연인에게 빌려준 350만 원을 돌려받으러 온 희수(전도연)와 이를 갚아 주려 주변 지인들을 찾아다니는 병운(하정우)이 보내는 ‘멋진 하루’를 담은 작품입니다. 헤어진 연인이 채무 관계로 다시 만나 툴툴대며 나누는 소소한 대화가 서울 곳곳을 배경으로 한 골목길에 흐르죠. <멋진 하루>의 음악 감독인 푸디토리움(김정범)은 희수와 병운의 하루를 ’10:12 AM’부터 하루가 끝나는 ’11:59 PM’까지 타임스탬프로 쪼개어 OST 앨범을 제작했습니다. 느린 템포의 재즈 풍 음악이 희수와 병운의 긴 하루 내내 이들과 동행하죠. 첫 번째 곡 ’10:12 AM’은 1년 만에 만난 희수와 병운이 하루의 여정을 떠나는 자동차 뒤로 흘러나옵니다. 올봄에는 여유롭고 느긋한 재즈곡으로 하루의 템포를 늦춰보는 건 어떨까요?


이상은의 ‘돌고래자리’

이상은을 그저 강변가요제에서 춤을 추며 부르던 ‘담다디’의 주인공으로만 기억한다면 아마도 그녀가 남긴 수많은 앨범들에게 아쉬움을 살지 모릅니다. 에디터가 적극 추천하는 이상은의 앨범은 바로 그의 낭만(Romatic)과 이상향(Utopia)를 담은 12집 <Romantopia>입니다. 로만토피아는 본인의 음악성을 위주로 고집하던 이상은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선보이게 된 전환점 같은 앨범이죠. 봄·여름의 계절감과 잘 어우러지는 듯한 희망찬 가사들과 싱그러운 멜로디가 귓가를 맴돌곤 합니다. 수록곡 ‘돌고래자리’의 ‘마음도 하얗게 뭉게뭉게’, ‘너에게 비누가 되고 싶어’, ‘무지개 위 돌고래 색색깔 사탕과 풍선’같은 고운 가사들은 저절로 미소 짓게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