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동에 위치한 서울시립미술관이 한국 현대사진을 대표하는 작가 구본창의 대규모 회고전 <구본창의 항해>를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에는 구본창 작가가 1968년 중학생 때 촬영한 최초의 사진 <자화상>부터 현재까지도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익명자>까지 시간의 흐름으로 엮어낸 작업물과 유년 시절부터 수집해 온 오브제까지 한 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구본창’은 한국 현대 사진의 시작과 전개에 있어 핵심적인 작가로, 한국 사진의 세계화 중심엔 그가 있었죠. 시대를 앞서가는 실험적인 작품 활동으로 사진을 현대미술로 확장해 한국 현대 사진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1988년 그가 작가이자 기획자로 개최한 전시<사진 새 시좌>에 출품된 작품은 ‘연출 사진(making photo)’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한국 예술에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죠.

이번 대규모 회고전은 ‘호기심의 방’을 시작으로 50여 개 작품 시리즈 중 선별한 43개 시리즈 작품 500여 점과 자료 600여 점을 ‘모험의 여정’, ‘하나의 세계’, ‘영혼의 사원’ 세 가지 부제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합니다.

이번 전시에는 빛과 어둠이 비추는 양상에 따라 보름달이 되는 과정을 구현한 〈Moon Rising III〉 시리즈와 굴곡진 역사를 간직한 광화문의 부재를 기록한 <콘크리트 광화문> 시리즈가 최초로 공개됩니다. 작가의 독특한 초현실적 미감을 보여주는 솔라리제이션(solarization) 기법을 활용한 <무제> 시리즈는 1989년 단체전에서 일부 소개된 후 처음으로 작품 전체를 선보이죠. <구본창의 항해>는 2023년 12월 14일부터 2024년 3월 1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