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나 기죽지 않을 당당함이 필요한 올봄 패션 키워드는 ‘오프숄더’다. 데일리 패션으로 응용할 수 있는, 패턴과 컬러가 배제된 심플한 옷에 적용된 점이 인상적인 요소. 개인적으로 클로에 쇼에 등장한 보트넥 니트 톱이 마음에 들었는데 베이식한 데님 팬츠와 무난히 어울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과감한 커팅과 실험적인 디테일로 무장한 후드바이에어의 화이트 셔츠, 구조적인 패치를 이어 붙인 자크뮈스의 원피스도 충분히 매력적이었으며, 한쪽 어깨를 살짝 드러낸 랙 앤 본의 롱 원피스 스타일링도 일상에서 시도하기에 부담 없어 보였다.

 

이렇듯 다양한 스타일이 존재하지만 휴양지도 아닌 도심에서, 그것도 출근길에 오프숄더 옷을 입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오프숄더 패션을 시도하고 싶지만 지나치게 꾸민 것처럼 보일까 걱정된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는데, 그럴 땐 크리스토퍼 케인의 컬렉션을 참고하면 유용할 듯하다. 오프숄더에 접근하는 여러 가지 애티튜드를 제안한 그는 오버사이즈 카디건의 한쪽 어깨를 흘러내리게 해 목선을 드러내거나 모던한 커팅이 돋보이는 블랙 원피스, 비대칭 언밸런스 드레스와 스니커즈를 매치해 캐주얼하면서도 쿨한 오프숄더의 매력을 이끌어냈다. 크리스토퍼 케인의 컬렉션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는 의도하지 않은 듯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점. 무엇보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흐르는 내추럴한 실루엣이 중요하다.

한번쯤 시도하기 좋은 옷들도 가득했지만 어깨부터 팔뚝, 클리비지까지 훤히 노출한 과감한 실루엣을 제안한 디자이너도 있다. 프로엔자 스쿨러가 대표적인데 셔츠 단추를 여러 개 풀어 헤친 것보다 한 단계 더 파격적인 셔츠 원피스, 어깨 라인을 동그랗게 오려낸 벨보텀 블라우스, 층층이 레이어드한 콜드 숄더 톱으로 페미닌하면서도 도회적인 오프숄더 룩을 완성한 것.

오프숄더가 더 이상 여름 한철 바캉스를 위한 옷이 아닌 걸 알았다면 자신감을 갖기 위한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몇해 전부터 목선을 관리하는 승모근 보톡스가 주목받고 있는데, 목에는 중요한 혈관이 많이 지나가기 때문에 시술보다는 레이저가 효율적이라는 게 재돈성형외과 서재돈 원장의 의견이다. 단, 아무리 효과적인 관리일지라도 그 효과가 영구적이지 않기 때문에 꾸준한 데일리 케어가 필수다. 뷰티 브랜드 오리진스의 교육부 소은아 과장은 아침저녁 목의 옆과 뒤, 데콜테 라인을 꼼꼼하게 눌러주면 노폐물 배출과 혈액순환에 도움을 줘 불룩 솟은 어깨가 매끈해진다고 한다. 또한 쇄골 주변에 마사지 오일이나 세럼을 듬뿍 바른 뒤 꼬집듯이 주무르고, 손가락 끝으로 쇄골 안쪽에서 바깥쪽, 바깥쪽에서 안쪽을 번갈아 문지르면 라인이 선명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오프숄더 옷을 입을 땐 타인의 시선을 이겨낼 당당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비록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 시원한 파도가 없는 척박한 거리일지라도 주눅들 필요가 전혀 없다는 말이다. 그저 오프숄더 특유의 화려함을 상쇄할 편안한 팬츠와 스니커즈, 공들여 관리한 매끈한 어깨선만 있으면 될 일이다. 뭐든 시작이 반, 첫걸음이 어려운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