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패션계의 화두는 잘나가는 집안의 2세 열풍이다. 배우 피어스 브로스넌의 아들 딜런이 이번 시즌 버버리의 광고 모델로 등장했고, 조니 뎁과 바네사 파라디의 딸 릴리 로즈 뎁은 사넬의 뮤즈로 활동하며 아이웨어 캠페인을 촬영했다. 킴 카다시안에 이어 켄달 제너와 카일리 제너 역시 패션쇼와 매거진을 점령했으며 베컴 가의 아들들도 꾸준히 영향력을 과시하는 중. 그야말로 유명한 아빠와 엄마, 그들의 넘치는 끼를 물려받은 형제, 자매끼리 똘똘 뭉친 금수저의 세상, 그 중심에 윌 스미스 패밀리가 있다.
최근 이 집안에 관심이 집중된 건 열여섯 살 막내딸, 윌로 스미스의 공이 크다. 영화 <나는 전설이다> <맨 인 블랙>에 출연한 배우 윌 스미스와 영화 <매트릭스><스크림>, 드라마 <고담> 시리즈에 등장한 제이다 핀켓 스미스 사이에서 생긴 유일한 딸이며 엄마가 다른 트레이 스미스, 두 살 많은 제임스 스미스를 오빠로 두고 있다. 독특한 아프로헤어와 개성 넘치는 패션으로 또래 아이들과 차별화된 스타일을 고집해온 그녀가 얼마 전, 엄마와 함께 샤넬 쇼에 등장해 큰 이슈가 된 것. 몸에 딱 붙는 트랙수트를 입은 모습은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고 돌려차기를 하며 쇼에 참석한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한 그녀에게 폭발적인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윌로 스미스가 처음 얼굴을 알린 건 영화 <나는 전설이다>였다. 에디터가 그녀의 모습을 본 것도 그 무렵인데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윌 스미스의 품에 안긴 모습이 꽤 귀여웠던 기억이 있다. 이후 꼬마 아가씨는 두 편의 영화에 더 출연했고 아빠와 오빠가 그랬듯 자신의 취향을 담은 싱글 앨범 <Whip My Hair>를 발매한다. 음원 공개 후 아빠의 빵빵한 재력과 인맥 덕이라는 구설이 나돌았지만 갓 데뷔한 신인으로서는 상당히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빌보드 핫 100 중 11위를 차지했고 영국 싱글 차트 2위에 오르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것. 특히 윌로 스미스의 거침없는 성격을 보여주는 과감한 패션과 풍성한 헤어스타일을 부각시킨 역동적인 퍼포먼스, 기대 이상의 라이브 실력에 많은 칭찬이 쏟아졌다. 뮤지션으로 활동하는 동안 그녀의 패션도 늘 이슈가 되었다. 선명한 원색이나 형광색으로 포인트를 주는 탁월한 감각이 돋보이며 큰 키를 부각하는 스키니 팬츠, 깡마른 몸매를 드러내는 크롭트 스타일과 하의 실종 패션으로 윌로만의 스타일을 완성한 것.
또한 지난 시즌 마크 제이콥스의 광고 모델과 패션 매거진 <i-D> <CR Fashion Book> 표지와 화보를 촬영하며 패션 아이콘으로서 면모를 다져갔다. 윌로 스미스가 자신의 색을 찾아가는 동안 스미스 가에도 많은 일이 일어났다. 엄마 제이다 핀켓 스미스가 스물한 살 어린 래퍼와 스캔들에 휩싸였지만 다행히 파국으로 치닫진 않았고, 윌 스미스도 영화 <콜래트럴 뷰티> 촬영으로 분주한 날을 보냈다.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낸 건 제이든 스미스다. 평소 치마를 좋아하고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할 만큼 패션에 열의가 넘치는 그는 얼마 전, 까르띠에 반지를 머리카락에 끼운 이색적인 스타일로 국내외 포털사이트를 장식했다. 제임스는 이번 시즌 루이 비통 ‘시리즈 4’ 광고 캠페인 모델로 발탁돼 패셔니스타로서 명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3월, 파리에서 열린 루이 비통 2016 F/W 쇼의 프런트로를 당당하게 차지했다.
패션계의 양대 산맥인 샤넬과 루이 비통을 점령한 스미스 가의 아이들. 누군가에게 예쁜 옷을 입고 유명한 셀러브리티와 파티를 즐기는 철부지로보이겠지만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며 끊임없이 고민하는 순수한 열정만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자, 이쯤 되니 궁금해진다. 읽을 책이 없어 직접 소설을 쓰고 듣고 싶은 쿨한 음악이 없어 노래를 만드는 열여섯 소녀, 윌로 스미스의 1년 뒤는 과연 또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