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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털링 루비 × 라프 시몬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와 설치 미술가 스털링 루비의 친분은 꽤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10여 년 전 작가와 컬렉터로 시작된 두 사람의 만남은 운명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강렬하고 결정적이었다. “스털링 루비의 작품을 처음 봤을 때 마치 사랑에 빠진 느낌이었죠.” 이후 오랜 시간 의견을 함께 해온 이들은 결국 2012년 디올 오트 쿠튀르와 2014년 라프 시몬스 컬렉션을 위해 의기투합하며 패션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컬렉션을 선보였다.

어디 이뿐인가. 캘빈 클라인의 새로운 수장으로 발탁된 후, 하우스에 혁신적인 에너지를 불어넣기 위해 라프가 선택한 비장의 카드 역시 그의 절친한 아티스트. 2017 F/W 뉴욕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첫 번째 캘빈 클라인 컬렉션 무대는 스털링 루비의 작품이며, 캘빈 클라인 쇼룸의 내부 공간 역시 모두 스털링 루비의 손끝에서 탄생했으니 이만하면 절친한 동료가 아닌 영혼의 단짝이라 불러도 좋을 듯.

 

 

1704 good mate_9플로리아나 가브리엘 × 레이첼 만수르

담백한 디자인의 버킷 백을 선보이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만수르 가브리엘. 론칭한 지 5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건, 바로 플로리아나 가브리엘과 레이첼 만수르의 환상적인 궁합 때문이다. “7년 전 어느 뮤지션의 공연장에서 처음 만났어요. 처음 본 그 순간부터 서로 견고한 연결 고리가 있음을 느꼈고, 다음 날 다시 만나 사업 아이디어를 함께 구상했어요.” 급속도로 친밀해진 두 사람은 만수르 가브리엘을 론칭하기에 이르렀고, 지금까지도 서로 조언을 아끼지 않는 동료이자 단짝으로 함께하고 있다. “다툴 일이 전혀 없어요. 우린 가족보다 서로를 더 잘 알고 이해하거든요.” 해맑은 얼굴로 포착된 두 사람의 스트리트 사진과 인터뷰를 찬찬히 살펴보면, 이들의 서로를 향한 진심 어린 신뢰와 애정을 확인할 수 있다.

 

조나단 앤더슨 × 벤자민 브루노

조나단 앤더슨이 초신성으로 떠오르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을 무렵, 많은 이들이 그가 패션계를 주름잡는 디자이너가 될 거라 예견했다. 그리고 현재 그는 자신의 레이블인 J. W. 앤더슨과 로에베를 동시에 성공적으로 이끄는 톱 디자이너로 거듭났다. 그렇다면 매 시즌 놀라울 정도로 감각적인 결과물을 선보이는 그의 든든한 조력자는? 바로 다재다능한 스타일리스트 벤자민 브루노다. 조나단 앤더슨과 오랜 시간 함께 작업해온 벤자민 브루노는 로에베와 J. W. 앤더슨의 비주얼을 책임져온 주인공이다. 최근 헵워스 웨이크필드 전시의 큐레이터로 나설 정도로 예술에 조예가 깊은 디자이너에게 새로운 작가를 소개해온 인물도 바로 그다. 감각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두 사람이 함께하니, 어떤 결과물이든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아름다운 건 당연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