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SEORYONG

김서룡은 구름 한 점 없이 볕 좋은 가을날 올림픽공원 테니스 경기장으로 프레스들을 초대해 여느 때처럼 우아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을 기초로 시각을 경쾌하게 자극하는 패턴과 컬러를 채색한 룩을 제안했다. “컬렉션을 위한 특별한 컨셉트는 없다. 다만 풍부한 상상력이 있었을 뿐이다. 59명의 모델과 함께 학교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처럼 마음껏 즐겼다.” 디자이너의 말 몇 마디로 이번 컬렉션의 모든 것이 설명됐다. 컬렉션에는 디자이너가 패션에서 느끼는 순수한 즐거움이 여과 없이 담겨 있었으니! 그 덕분에 쇼를 보는 내내 맑고 밝은 기운을 듬뿍 받을 수 있었다. 날씨까지 완벽해 디자이너의 의도가 한 치의 오차 없이 전달된 쇼였다.

SJYP

SJYP가 갤러리 피크닉에서 쇼를 선보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뭔가 흥미로운 광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갤러리 창가에 놓인 긴 테이블 위엔 색색의 꽃과 과일 그리고 각종 소품이 예술적으로 놓여 있었다. 그리고 이는 이번 컬렉션의 테마인 ‘Colour Pop’을 뒷받침하기 위한 디자이너 듀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였다. 컬렉션은 무지개 색이 줄지어 등장했는데 하나의 룩에 형형색색 온갖 색을 매치해 시선을 강탈했다. 이번 쇼로 디자이너 듀오의 노련함과 저력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헤라서울패션위크 자인송 자인송런웨이 서울패션위크

JAIN SONG

제인송은 이번 시즌에도 브랜드의 DNA인 ‘스포티즘을 기반으로 한 젠더리스 룩’에 충실했다. 새 계절을 앞두고 여유가 느껴지는 휴양지 무드를 더한 점이 관전 포인트. 새로운 컬렉션에도 역시나 스포티즘이 짙게 깔려 있었고, 레이스와 시스루 같은 여성스러운 소재로 나른하고 섹슈얼한 느낌을 더해 디자이너의 위트를 드러냈다. 쇼가 열린 곳은 얼마 전 2018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수상한 플레이스 원. 공간의 퓨처리스틱한 분위기 덕분에 마치 미래로 휴가를 떠나온 듯 초현실적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FLEAMADONNA

이번 시즌 프리마돈나는 짧지만 강렬한 여름날의 일탈을 꿈꿨다.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에서 영감을 받아 이국적인 풍경이 떠오르는 룩으로 컬렉션을 가득 채운 것. 갖가지 파스텔컬러와 애니멀 프린트 그리고 프리마돈나 특유의 사랑스러운 소녀 감성을 가득 담은 디자인의 리조트 웨어는 당장 어디론가 떠나고 싶게 만들었다. 컬렉션의 완성도를 높인 백과 주얼리 그리고 레이크넨과 협업한 슈즈 컬렉션도 눈여겨보길. 카사코로나 바 옥상에서 석양을 배경으로 펼쳐진 프리마돈나의 쇼는 벌써부터 여름날의 달콤한 휴가를 꿈꾸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