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블랙 드레스는 언제나 옳다. 어떤 상황에서든 절대 과하지도,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은 아이템이니까.”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남긴 유명한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바다. 매끈하게 잘빠진 검정 드레스는 세대를 초월해 뭇 여인들의 로망을 구현하기 충분하니까.

블랙 드레스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패션 아이콘이 오드리 헵번과 위베르 드 지방시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건축적인 실루엣의 지방시 블랙 새틴 드레스를 입은 오드리 헵번의 모습은 패션계에서 전설로 기록됐다. 이후에도 다이애나 왕세자비, 케이트 모스 등 당대를 주름잡은 패션 아이콘들의 중요한 순간을 찬찬히 되짚어보면 분명 블랙 드레스와 함께한 완벽한 순간이 있었다.

블랙 드레스는 그 하나로 존재감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과 체형에 꼭 맞는 것을 골라야 진가를 발휘한다. 문제는 매 시즌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블랙 드레스를 선보이기 때문에 선택의 범주가너무 넓다는 것. 길이와 핏, 미묘한 디테일의 차이로 성패가 확연히 갈릴 수 있는 옷이 바로 블랙 드레스다. 오죽하면 가브리엘 샤넬조차 “리틀 블랙 드레스는 어렵다(A little black dress is difficult)”라고 말했을까.

그럼에도 여인들이 이 드레스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잘만 고르면 더없이 고고하고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일 터. 나 또한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최근 몸의 곡선을 타고 유려하게 흐르는 앤 드뮐미스터의 블랙 크링클 맥시 드레스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고, 이 글을 쓰는 지금도 2019 F/W 시즌 런웨이에 우후죽순 쏟아져 나온 드레스들을 검색하며 또 다른 블랙 원피스를 욕심낼 정도니까.

요는, 하이패션 레이블부터 SPA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꼼꼼히 찾아보면 다양한 스타일의 블랙 드레스를 발견할 수 있을 테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보라는 것. 완벽한 LBD(Little Black Dress)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