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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랍고 따듯한 것이 절실한 계절이다. 옷 역시 마찬가지다. 보기만 해도 온기가 느껴지는 깃털과 퍼 소재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때다. 더욱 반가운 건 한층 매력적이고 다채롭게 업그레이드된 아이템이 즐비하다는 사실. 먼저 시즌을 거듭할수록 존재감을 더해가는 깃털을 살펴보자. 이브닝 웨어 소재로만 인식되던 깃털이 그 한계를 넘어 데일리 룩에 등장하자 디자이너들은 거침없이 온갖 옷에 깃털을 장식하기 시작했다. 웬만한 퍼보다 가벼워 작은 움직임에도 하늘거리는 모양새는 다른 어떤 소재로도 대체할 수 없는 낭만을 안긴다. 깃털은 청바지나 펜슬 스커트 등 평상시 자주 입는 옷 끝자락에 달린 모습도 좋지만, 아무래도 빼곡하게 자리 잡은 드레스에서 진가를 느낄 수 있는 법. 이를 증명하듯 오스카 드 라 렌타, 에르뎀, 버버리 등 많은 브랜드의 컬렉션에서 아름다운 깃털 드레스가 목격됐다. 마치 깃털을 하나씩 옷에 심은 듯 세심하게 장식한 발렌티노와 록산다, 무지갯빛의 과감한 컬러 팔레트를 선택한 프라발 구룽과 마리 카트란주 등 쿠튀르급 룩을 선보인 컬렉션도 깃털만이 뿜어낼 수 있는 드라마틱한 분위기에 한 표를 던졌다. 마크 제이콥스의 경우 조금 다른 시각으로 깃털에 접근했다. 진짜 깃털을 활용한 옷도 있지만, 뉴욕의 코스튬 패브릭 업체 M&S 슈말버그와 협업해 완성한 인조 깃털 드레스는 초현실적 아름다움을 뿜어냈으니! 옷뿐 아니라 예술적인 헤드피스를 만든 코셰, 로에베, 리차드 퀸, 힐의 스트랩에 긴 깃털을 휘감은 지암바티스타 발리, 마치 인형 같은 동그란 깃털 가방을 완성한 피터 필로토 등 액세서리에서도 깃털의 활약이 눈부시다.

한편 에코 퍼의 영향력 덕분인지 갖가지 컬러로 채색한 퍼 아이템도 런웨이를 휩쓸었다. 리얼 퍼로는 구현하기 힘든 채도 높은 비비드 컬러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고, 진짜 털과 가죽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사랑스럽고 귀여운 느낌을 배가할 수 있어 에코 퍼의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에코 퍼에 주목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동물 보호와 직결된다. 퍼 프리에 동참하는 브랜드가 계속 늘고 있고, 이 덕분에 인조 모피의 품질 역시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이를테면 막스마라의 몽글몽글한 테디베어 코트의 경우 선명한 블루와 옐로, 그린 컬러는 알파카와 양모, 실크를 혼방한 소재로 만든 것이다. 네온 컬러를 더한 오프화이트, 과감하게 두 가지 색으로 물들인 아레아와 마르코 드 빈센조, 겐조, 부드러운 솜사탕 컬러를 선택한 쿠시니와 톰 포드 등의 컬렉션을 보면 알 수 있듯 사회적, 시대적 흐름을 등에 업고 총천연색 인조 모피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부드럽고 따듯한 겨울을 꿈꾼다면 깃털과 퍼가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줄 것이다. 다른 어떤 아이템보다 로맨틱하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