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시안 마카오 호텔의 로비에선 불과 몇 주 전, 파리 오페라극장에서 처음 공개한 발맹의 2020 봄·여름 컬렉션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로비 메인 홀 전체를 검은 천으로 뒤덮고 긴 테이블을 놓아 전 세계에서 모인 1백 명 남짓한 에디터, 인플루언서, 셀러브리티를 위해 마련한 갈라 디너는 꽤 인상적이었다. 댄서들이 춤을 추고 발맹의 아카이브 피스를 입은 모델들이 테이블을 런웨이 삼아 패션쇼를 펼쳤다.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에 이어 서울컬렉션이 한창이던 지난 10월 찾은 샌즈 마카오 패션위크 이야기다. 올해로 3회를 맞은 샌즈 마카오 패션위크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갈라 파티가 열린 베네시안 마카오 호텔은 샌즈 리조트 마카오의 일부다. 샌즈 리조트 마카오는 베네시안 마카오를 포함해 총 7개의 호텔을 일컫는데, 이중 숍스 앳 베네시안, 숍스 앳 포시즌스, 숍스 앳 코타이 센트럴, 숍스 앳 파리지앵이 모두 연결돼 있다. 총 30만 평방피트 규모에 무려 8백50여 개 면세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이례적인 공간이다. 숍스 앳 베네시안에는 몰 중앙을 가로지르는 곤돌라가, 숍스 앳 파리지앵 외부에는 에펠탑이 자리한다. 7개의 호텔 체인이 마치 하나처럼 보이지만 각 호텔은 스타일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여 꼭 이곳에 묵지 않더라도 둘러볼만하다.

샌즈 마카오 패션위크는 샌즈 숍스 마카오의 럭셔리 브랜드 그리고 마카오 로컬 디자이너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열리는 연례행사다. 패션위크 기간에는 다양한 프로모션 행사는 물론 특별한 전시와 이벤트가 진행된다. 지난 10월 17일부터 23일까지 열린 2019 샌즈 마카오 패션위크는 발맹과 특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파리에서 발맹의 쿠튀르 피스를 공수해 갈라 쇼를 하고 패션위크 기간 내내 전시했다. 오프닝 갈라 디너에 발맹의 2020 봄·여름 컬렉션 영상을 공개하고 갈라 패션쇼를 진행한 이유다. 발맹 쿠튀르 전시를 포함해 모든 패션쇼, 전시는 일반 고객에게도 공개한다. 곤돌라가 지나다니는 베네시안 마카오 호텔의 인공 수로 위에 세운 ‘워크 온 워터’ 런웨이에서 열린 마카오 신예 디자이너 아우랄로 아르테 그리고 숍스 앳 베네시안 패션쇼 역시 모두 공개 이벤트다. 보통 패션쇼라고 하면 선택된 몇몇 사람만 볼 수 있는 다소 폐쇄적인 행사지만 샌즈 마카오 패션위크는 달랐다. 숍스 앳 파리지앵에서 진행된 패션쇼 역시 마찬가지다. 몰 한가운데 런웨이를 세우고 숍스 앳 파리지앵에 입점한 브랜드의 2019 가을·겨울 시즌 키 룩을 선보였다. 이처럼 샌즈 마카오 패션위크는 샌즈 리조트 마카오를 찾은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다. 카지노, 쇼핑 외에 수영장, 근처 관광지 등 마카오를 찾을 이유는 많겠지만 이왕이면 샌즈 마카오 패션위크 기간에 찾는 것을 추천하는 이유다. 깨끗하고 넓은 객실, 후덥지근한 실외에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도록 편의 시설을 갖춘 리조트, 전 세계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푸드 코트 역시 매력적이다. 샌즈 마카오 패션위크는 매년 10월에 열리니 샌즈 리조트 마카오 홈페이지 공지를 참고해 방문해보자. 이국적인 도시에서 꽤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