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라거펠트의 분신과도 같은 패션 아이템이자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는 클래식한 샤넬의 아이웨어. 우아하게 차려입은 트위드 셋업부터 발랄하고 유쾌한 캐주얼 룩까지 경계 없이 어울리는 샤넬 아이웨어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강렬한 존재감을 발한다. 스타일을 막론하고 오랜 시간 변함없이 사랑받은 샤넬 아이웨어가 2023년 새로운 캠페인을 공개했다. 샤넬의 근사한 광고 비주얼을 책임진 포토그래퍼 카림 새들리(Karim Sadli)가 촬영한 새 시즌 캠페인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모던한 이미지로 클래식한 아름다움을 선사한 지난 시즌과 달리, 플래시를 과감하게 터뜨려 단번에 시선을 집중시키는 비주얼로 활기찬 대낮, 끝나지 않을 듯 시끌벅적한 파티가 이어지는 밤, 예술과 신나는 디스코 나이트클럽의 뜨거운 열기가 한데 뒤엉킨 1970년대의 강렬한 에너지를 구현했다. 다시없을 패션과 문화의 전성기, 관능적이면서도 근사한 스타일을 자랑하는 이들이 매일 밤거리를 수놓던 시절. 이를 위해 매일 선글라스를 즐겨 쓰기로 유명한 샤넬의 절친한 친구이자 뮤지션인 나일 로저스가 모델 신현지, 비비안 로너와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나일 로저스가 낀 선글라스의 브리지에는 블랙 트위트를 감싸 오랜 세월 샤넬을 대변해온 아이코닉 수트를 떠올리게 하며 이는 런웨이부터 수많은 도시와 파티, 댄스 플로어에 이르기까지 상상력을 자극하는 다양한 무대로 우리를 초대한다. 한편 신현지와 비비안 로너는 퀼팅 패턴과 체인을 장식한 블랙 선글라스부터 레트로 무드의 에이비에이터 선글라스, 크림 컬러와 핑크 컬러 오버사이즈 선글라스까지 착용하며 다채로운 샤넬 아이웨어 스타일을 자유분방한 분위기로 담아냈다. 이를 기념해 신현지와 비비안 로너, 나일 로저스가 서로 묻고 답하는 특별한 인터뷰를 함께 공개한다.
비비안 로너와 신현지가 묻고 나일 로저스가 답하다
비비안 로너 뮤지션 존 리 후커(John Lee Hooker)가 당신에게 절대 선글라스를 벗고 사진을 찍지 말라고 했다는데, 사실인가요? 나일 로저스 사실이에요. VH-1에서 텔레비전 쇼를 진행했는데, 그가 게스트로 출연해
무대를 마친 후 나를 끌어당기더니 “쿨함의 원칙은 절대 선글라스를 벗지 않는 거야!”라고 했어요. 그 이후로 저는 늘 선글라스를 분신처럼 착용해요. 신현지 침대에서도 끼지는 않겠죠? 나일 로저스 도수가 있는 선글라스라 침대에서도 쓰지만 자는 동안에는 당연히 벗죠.
비비안 로너 당신의 노래를 통해 ‘르 프리크(Le Freak)’가 시크하다는 건 모두 알아요. 이 밖에 당신이 알고 있는 시크함에 대해 얘기해줄 수 있나요? 나일 로저스 나의 밴드와 친구들, 그리고 대부분의 아티스트를 시크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또한 내 주위의 모든 스타일리시한 사람들이 내게는 시크한 존재죠. 가브리엘 샤넬도 “유행은 사라져도 스타일은 영원히 남는다”라고 말했으니까요.
신현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자신의 대표곡 세 곡을 꼽는다면? 나일 로저스 ‘Good Times’, ‘I’m Coming Out’, ‘Le Freak’! ‘Good Times’는 최초로 상업적 성공을 거둔 힙합 곡 ‘Rapper’s Delight’에 샘플링하기도 했
어요. ‘I’m Coming Out’은 밴드 시크(Chic)와 다이애나 로스를 지지해준 퀴어 커뮤니티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만든 곡이죠. 다이애나의 라이브 쇼에서 오프닝 곡으로 무려 40년 동안 쓰여 더욱 의미 있는 노래죠.
비비안 로너 지금까지 참석한 파티 중 최고의 파티가 궁금해요. 나일 로저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마지막 백악관 파티와 버킹엄궁에서 열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플래티넘 주빌리를 평생 기억할 것 같아요. 신현지 하루에 몇 시간 정도 자나요? 잘 때 꿈을 꾸나요? 꿈을 꾼다면 어떤 꿈을 꾸는지도 궁금해요. 나일 로저스 하루에 4시간 정도 자요. 그동안 아주 다양한 내용의 꿈을 꾸죠. 가상의 히트곡에 관한 꿈을 꾼 적도 있어요. 가사와 오케스트레이션까지 완벽하게 완성된 곡으로, 내가 속한 밴드 시크의 ‘I Want Your Love’라는 곡이었어요.
비비안 로너 훌륭한 음악을 만드는 동력은 무엇인가요? 나일 로저스 듣는 사람의 마음과 정신, 영혼, 그리고 발. 춤을 추는 발을 사로잡아야 비로소 훌륭한 노래라 할 수 있어요.
신현지 최근 당신에게 영감을 선사하는 뮤지션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나일 로저스 비욘세, 릴 나스 엑스, 더드림, 선더 캣부터 콜트레인, 니나, 돌피와 마일스, 모차르트까지! 나의 마음과 정신, 영혼을 사로잡는 평생의 뮤지션에게서 영감을 얻곤 해요.
비비안 로너 샤넬과 인연을 맺은 계기가 궁금해요. 이번 캠페인에 함께한 소감도요. 나일 로저스 모나코에 있는 칼 라거펠트의 저택 라 비지에(Villa la Vigie)에서 샤넬의 파티가 열려 공연한 적이 있어요. 막간에 사운드 체크 겸 ‘Dress Up’을 연주했죠. 편안하게 샤넬 스타일로 공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샤넬 측에서 아이웨어 캠페인을 촬영하자고 제안했어요. 솔직히 말문이 막힐 정도로 충격이었어요. 더없이 영광스러운 순간이었죠.
비비안 로너 전 데이비드 보위의 어마어마한 팬인데, 당신도 함께 작업한 적이 있다고 알고 있어요. 그때 이야기를 조금 들려줄 수 있나요? 나일 로저스 데이비드 보위는 제 삶에 엄청난 지각변동을 일으킨 인물이죠. 그야
말로 환상적이었어요. 겁도 없이 함께 불안정한 예술계를 헤쳐 나가며 데이비드 일생일대의 앨범이자 제 인생에도 가장 중요한 곡을 만들게 되었어요. 고작 17일 만에 말이죠! 그야말로 끝내줬어요!
신현지 나일 로저스에게 샤넬이란? 나일 로저스 가장 권위 있는 최고의 럭셔리 패션 하우스이자 미와 예술에 헌신하며 자신만의 스타일과 편안함, 신념을 패션으로 표현하는 이들을 존중하는 브랜드.
신현지 그래미상 수상을 축하해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나일 로저스 고마워요. 평생공로상을 포함해 그래미상 3개 부문에서 수상한 건 역사적 사건임이 분명하죠. 워낙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모두 알려주긴 힘들지만, 차차 기쁘게 소개할게요.
나일 로저스가 묻고 비안 로너와 신현지가 답하다
나일 로저스 각자 오늘 아침 몇 시에 일어났어요? 신현지 시차 때문에… 오전 6시요. 비비안 로너 저는 오전 6시 10분. 파리행 비행기를 타기 전에 반려견과 오랫동안 산책해야 했거든요. 일어나는 시간은 그날그날 다른
데, 중요한 건 하루 10시간 정도 자야 한다는 거죠.
나일 로저스 평소 춤을 즐겨 추나요? 신현지 절친한 친구와 함께 춤추는 걸 좋아해요.
나일 로저스 각자 생각하는 가장 스타일리시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비비안 로너 전 세계 곳곳을 돌아다녀봐도 뉴욕 어퍼 이스트사이드의 사람들만큼 세련된 이들은 본 적이 없어요. 진정한 올드 스쿨 시티죠. 신현지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 우아하면서도 시크한 스타일이 지금도 많은 영감을 선사해요.
나일 로저스 당신의 눈동자 색깔은 무슨 색인가요? 신현지 어두운 갈색. 비비안 로너 아버지와 똑 닮은 녹색. 나일 로저스 평소 선글라스를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신현지 강렬한 햇빛을 가리기 위해서요.
나일 로저스 어떤 음악이 가장 살아 있다고 느끼게 하나요? 비비안 로너 데이비드 보위의 ‘Wild Is the Wind’. 열네 살 때부터 가장 사랑하는 곡이에요. 들을 때마다 울고 싶어지는 동시에 살아 있다는 걸 생생하게 느껴요. 음악을 들으며 이런 감정을 느낀다는 건 참 멋진 일이에요. 단번에 추억 여행을 하거나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게 만들죠. 신현지 요즘에는 타이 베르데스(Tai Verdes)의 모든 노래를 즐겨 들어요.
나일 로저스 그렇다면 가장 좋아하는 파티 곡은? 신현지 시크의 ‘Le Freak’!
나일 로저스 우리의 첫 만남을 기억하나요?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이곳에서 다시 만난 기분이 어떤지 궁금하네요. 신현지 당신은 나의 전설이에요. 그저 영광이죠! 비비안 로너 크루즈 쇼가 열린 모나코와 마이애미에서
만났죠. 당신의 곡 ‘Le Freak’는 천 번을 넘게 들어도 질리지 않아요. 앤디 워홀이 밤에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들고 외출하던 그 시절로 돌아간 듯했어요. 무척 즐거운 시절이었을 것 같아요.
나일 로저스 모델 일을 하지 않을 땐 무얼 하고 싶나요? 신현지 새로운 장소로 여행을 떠나고, 영화를 보고, 필라테스를 하고, 골프를 치고 싶어요.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건 엄마와 강아지랑 함께 노는 거죠. 비비안 로너 뉴욕 몬토크의 동부 연안을 따라 새 차로 드라이브를 즐기고 싶어요.
나일 로저스 실내에서 선글라스를 쓰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비비안 로너 모든 사람이 세상에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싶어 하지는 않죠. 저 역시 틴트 선글라스를 즐겨 쓰는데, 쓰면 훨씬 편안한 기분이 들어요. 모든 걸 말하고 드러낼 필요는 없으니까요. 신현지 밝은 빛, 특히 플래시를 피할 수 있어 눈 건강에 이로워요. 솔직히 말하면 그냥 쿨해 보이기도 하고요!
나일 로저스 다른 패션 하우스와 샤넬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신현지 샤넬은 매우 특별해요. 항상 따뜻한 분위기에서 내가 매우 소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해주죠. 그야말로 가족이라 할 수 있어요.
나일 로저스 현지 씨는 지난해 11월 샤넬 크루즈 컬렉션의 오프닝을 담당했는데, 기분이 어땠나요? 신현지 항상 샤넬의 모델이 되어 무척 자랑스럽고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가능하면 영원히 샤넬과 함께하고 싶어요. 칼
라거펠트가 내게 처음으로 샤넬 쇼에 설 기회를 줬고, 이후 캠페인에 발탁됐죠. 그렇게 제 여정이 시작되었어요. 버지니 비아르도 저에겐 가족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