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gna’s Hot Oasis 제냐는 2024 여름 컬렉션 쇼장을 도심 속 오아시스로 만들었지만 뜨겁게 내리쬐는 햇빛의 열기까지 식히지는 못했다. 촬영하던 중 스마트폰이 열을 견디지 못하고 먹통이 되는 바람에 그야말로 멘붕. 그와 상관없이 쇼는 진행되었고, 갖은 방법을 동원해 살린 휴대폰으로 컬렉션 장면은 물론, 아티스틱 디렉터 알레산드로 사르토리의 손 키스까지 포착했다. 다시 생각해도 진땀 나는 순간이었다.

 

#Duomo Moments 밀라노 대성당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규모의 성당이다. 이번 기회에 두오모 꼭대기에 오르고 싶었다. 물론, 두 발이 아니라 엘리베이터로. 고딕풍의 거대한 첨탑과 금으로 뒤덮인 마돈니나 동상, 그 외 수많은 조각상은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과 집요한 실행력이 얼마나 경이로운지를 다시금 깨닫게 했다.

 

마리끌레르 코리아 팀은 밀라노 남성 컬렉션 기간 중 배우 김태리와 함께했다. 나는 그의 프라다 2024 봄·여름 남성 패션쇼 참석 스케치 영상을 담당했다. 아름답고 당당한 그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며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촬영 내내 유지하려 갖은 애를 썼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당신의 팬입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는 밀라노의 여름에 필수적인 것은 1일 2젤라토. 그 결과 밀라노 최고의 젤라토 맛집을 찾았다. 스포르체스코성 근처에 위치한 OGGI(Officina Gelato Gusto Italiano). 밀라노에 간다면 이 집의 상큼한 딸기와 부드러운 피스타치오 젤라토를 꼭 먹어보길 권한다.

 

유럽에 가면 꼭 먹어야 한다는 납작 복숭아. 큰 기대 없이 먹어봤는데 충격적인 맛이었다. 결국 일정 내내 이 복숭아를 달고 살았을 지경. 요즘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살 수 있다니 올여름은 납작 복숭아로 나야겠다.

 

낯선 도시를 즐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나는 두 발로 달리며 탐험하는 것을 선호한다. 컬렉션 일정 중 아침 7시에 달리러 나가 멋진 러너들을 마주했다. 그들의 다리는 길었고 속도도 빨랐다. 인사 한 마디 할 틈도 없이 사라졌다. 어쩌면 언어의 장벽보다 더 높은 것은 신장의 장벽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