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흥권
39세, 살롱하츠 대표이자
프리랜서 헤어 스타일리스트

이세인
31세, 주부

신부의 헤어를 직접 스타일링해준 신랑.

 

웨딩 스토리가 궁금해요. 세인 가방과 의류를 제작하는 남편의 동창이자 제 지인의 소개로 만나게 됐어요. 일식당에서 처음 만났는데, 오빠가 일 때문에 40분이나 지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이 남자는 아니다 하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오빠는 군소리 없이 기다려준 제가 좋았대요.

프러포즈부터 결혼식까지 흥권 세인이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고, 만나는 동안 결혼하고 싶다는 확신이 들어 만난 지 3개월째 되는 날 혼자 식장에 계약하러 갔어요. 세인 도쿄 여행 중 대관람차에서 프러포즈를 받았어요. 오빠가 카메라를 몰래 세팅한 덕에 리얼한 프러포즈 영상도 남겼고요. 웨딩 식전 영상에 프러포즈 장면을 넣었는데 하객들이 보고 엄청난 환호성을 보내주셨어요.

결혼식 장소와 그곳으로 정한 이유 그랜드 하얏트 호텔. 하객이 5백 명을 넘을 것 같아 하객을 편안하게 모실 수 있는 호텔 예식으로 하자는 라씨엘 김지연 대표님의 권유로 결정했어요. 저희가 남산 산책길에서 자주 데이트를 했기에 더욱 의미 있었죠.

 

사랑을 담은 눈빛이 그대로 느껴지는 웨딩 사진.

 

드레스와 턱시도 스타일링 본식 드레스는 2023 가을 엘리 사브 컬렉션이에요. 소유 브라이덜에 피팅 하러 간 날 처음 입어본 드레스를 본식 때 입게 되었어요. 이 드레스가 막 숍에 도착한 때였는데, 입자마자 마음에 쏙 들어 이건 무조건 내 드레스라 우기는 제 고집과 오빠의 배려 덕분에 본식 때 입게 되었습니다. 드레스와 잘 어울리는 엘리 사브 헤어 코르사주와 플라워 패턴 베일을 더해 러블리한 느낌을 살려 연출했죠. ‘반드시 행복해진다’라는 꽃말을 가진 은방울꽃 부케까지 완벽한 스타일링이었죠. 신랑은 클래식한 블랙 턱시도로 세련되게 스타일링했습니다. 애프터파티 드레스는 무대의 커튼이 열리면서 보이는 분수의 청량한 느낌에 맞춰 오스카 드 라 렌타의 블루 드레스를 선택했고, 신랑은 아이보리 턱시도를 입었어요. 세 번에 걸쳐 웨딩 촬영을 한 터라 아주 많은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었는데, 촬영마다 다양하게 구성해서 신랑과 맞췄어요. 마리 스튜디오 촬영에서는 평상시 로망이던 허리 라인은 잘록하고 스커트는 풍성한 이네스 디 산토의 볼 가운 드레스와 야외 촬영에 어울리는 플라워 프린트 가득한 모니크 륄리에 드레스, 심플하고 세련된 다니엘 프랑켈 드레스로 다양하게 연출했고요. 김영준 스튜디오에서는 조금 더 패셔너블하게 비비안 웨스트우드 드레스와 피치 톤의 리 그레베나우 드레스와 모니크 륄리에 드레스를 입었는데, 세 벌의 드레스 중 화려한 꽃들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 모니크 륄리에 미니드레스가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정말 원 없이 다양한 브랜드에서 나온 다채로운 스타일의 드레스를 입고 촬영해서 모든 게 더없이 만족스러웠습니다. 예복은 슈트W에서 맞춘 예복이 신랑 몸에 제일 잘 맞아 촬영 때도 자주 입었어요. 촬영마다 다양한 스타일링을 할 수 있게 소품을 많이 챙겨주셔서 분위기가 바뀌는 게 참 재미있었어요.

헤어와 메이크업 스타일링 세 번에 걸쳐 웨딩 촬영을 했는데, 각 촬영 때마다 남편 지인 중 유명한 헤어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도와주셨어요. 각각의 룩에 맞춰 스타일을 변형해주어서 완벽한 촬영이 가능했죠. 본식은 남편이 운영하는 살롱하츠에서 진행했는데, 시간이 흐른 뒤 보아도 과해 보이거나 촌스럽지 않은 클래식한 느낌을 원하는 제 의견을 잘 반영해줬어요.

 

꿈꾸던 드레스를 만난 행복한 순간 역시 사진으로 남겼다.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 세인 연애 시절과 웨딩을 준비하는 과정을 모두 영상에 담아 입장 전에 틀었는데, 모든 하객이 집중해 보시더라고요. 영상으로 남겨둔 건 아주 잘한 일 같아요. 흥권 아무래도 제가 뷰티 관련 일을 하다 보니 드레스와 턱시도, 헤어와 메이크업 스타일링을 중시했어요. 우리 결혼식에서 이것만큼은 특별했다 화제가 된 하객 사진이요. 남편의 지인 중에 셀럽이 많다 보니 저희 의도와 상관없이 SNS상에서 화제가 되었어요. 그때는 많이 놀랐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은 우리의 결혼을 특별하게 만들어준 좋은 추억이 된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흥권 많이 긴장됐지만 평소 친분이 있는 조세호 님의 완벽한 완급 조절로 그나마 편안하게 예식을 즐길 수 있었고, 김혜수 님의 진심 어린 축사에 하마터면 눈물을 왈칵 쏟을 뻔한 순간이 기억에 남아요. 세인 평소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이성경, 한선화 님의 축가요! 저희의 스토리를 가사에 녹여 개사해 불러주셨어요. 지나고 나니 이건 썩 잘했다 싶은 부분 참석하는 하객 모두 즐기고 오래 기억하는 결혼식이 되길 원했어요. 편하게 예식에 집중하며 즐기기 바라는 마음에 5백 명에 가까운 하객을 모두 지정석으로 배치했죠. 3주 가까이 밤을 새워가며 배치할 땐 정말이지 울고 싶을 만큼 힘들었는데, 그날 오신 하객 모두 편하게 즐기는 모습을 보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에게 전하는 결혼식 준비에 관한 팁 신랑 신부 둘이서 하나하나 꼼꼼히 준비할 수도 있지만, 저희는 전문 웨딩 플래너의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저희 부부 또한 라씨엘 김지연 대표님의 완급 조절과 조력이 없었다면 그런 결혼식이 불가능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배우자에게 하고 싶은 말 흥권 지난 몇 개월 동안 결혼식 준비하느라 고생 많았어. 앞으로는 행복한 일만 가득하게 해줄게. 사랑해. 세인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주저할 때나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지혜롭게 끌어준 오빠가 있어서 아쉬움이 단 하나도 남지 않는 완벽한 웨딩이 가능했어요. 오랜 시간 꿈꾸던 나의 결혼식을 그대로 실현해준 오빠에게 너무너무 고마워요. 우리 평생 이날을 기억하며 행복하게 살아요!

 

신부의 헤어를 직접 스타일링해준 신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