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INE SUMMER 24 Collection

도서관은 독특한 특성을 지닌 장소다. 온갖 작가적 영감을 책이라는 형태로 아카이빙하는 동시에, 그 자체로 다른 문화 영역의 영감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영화 <러브레터>에서는 두 명의 후지이 이츠키가 도서관을 매개로 시간과 감정을 나누고, 브로드웨이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극의 모티프가 된 존 던의 열일곱 번째 명상 중 신의 도서관에 관한 내용을 내러티브와 미장센에 풍부하게 녹여냈다. 새 시즌 셀린느의 컬렉션 역시 이들처럼 도서관에서 출발한다.

얼마 전 하우스가 공개한 여성 ‘서머 24: 라 콜렉시옹 드 라 비블리오테크 나시오날(La Collection de la Bibliothe‵que Nationale)’ 컬렉션 비디오는 그 제목처럼 프랑스 파리국립도서관(BnF)에서 촬영됐다. 프랑스 문화시설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이곳은 왕립 도서관으로 건립된 후 프랑스혁명을 거치며 국립도서관으로 바뀌었으며, 프랑스 왕실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다. 영상은 원고 및 음악 자료 열람실, 라브루스트 열람실, 튀뵈프 안뜰, 쿠르 도뇌르, 파사주 슈아죌, 비르아켐 다리를 오가며 프랑스 건축가 앙리 라브루스트(Henri Labrouste)를 비롯해 장 루이 파스칼(Jean-Louis Pascal), 미셸 루 스피츠(Michel Roux-Spitz), 브뤼노 고댕(Bruno Gaudin), 비르지니 브레갈(Virginie Bre′gal), 장 프랑수아 라뇨(Jean Francois Lagneau) 등 유명 건축가의 흔적을 비춘다.

컬렉션 룩 역시 도서관이라는 주제와 결을 같이한다. 에디 슬리먼이 1990년대 말부터 꾸준히 이룩해온 앤드로지너스 스타일(성 고정관념이나 성 개념에 국한하지 않는 패션)과 자신의 아카이브라는 소재를 세심하게 편찬해 마치 잘 정리된 특별 서가에 들어온 듯한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가 ‘앤드로지너스’와 ‘톰보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부여한 거대한 흐름은 자유분방한 가운데서도 쇼가 통일감을 잃지 않도록 작용하며 끝까지 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일렉트로닉 음악 신의 스타, LCD 사운드시스템의 감각적인 백그라운드 뮤직 역시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 데 한몫했음은 물론이다. 이 외에도 마스터앤다이내믹(Master & Dynamic)과 협업해 제작한 헤드폰,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존재감을 알린 빅투아르 백, 수작업으로 정교하게 완성한 쿠튀르 재킷과 드레스, 실용성과 미감이 한데 어우러진 여러 액세서리 등 당장이라도 손에 넣고 싶은 아이템으로 가득한 쇼 영상은 셀린느의 공식 SNS 채널에서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