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고 싶은 부분에는 ‘이코노’ 하게, 좋아하는 부분에는 ‘럭스’ 하게 소비하는 잘파 세대의 이코노-럭스(Econo-Lux) 트렌드. 옷 좀 입는다 하는 8인의 잘파에게 자신만의 이코노-럭스에 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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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우(메이크업 아티스트)

소비를 즐기는 타입이 아닌지라, 드레스 룸에 이미 있는 옷을 오래도록 잘 입을 때 괜스레 뿌듯하다. 내가 알뜰한 사람 같달까? 그래서 새 옷을 살 때도 나에게 꼭 맞는 옷만 구매한다. 체구가 작은 탓에 그런 옷을 발견하는 일이 드물지만, 일단 발견하면 반가운 마음에 금액을 개의치 않게 되는 것 같다. 가끔은 같은 옷을 두 번 사기도 하니까! 지난해부터는 룰루레몬을 유독 애용하고 있다. 운동복이지만 일상복으로 입기에도 괜찮고, 착용감도 편한 데다 세탁도 까다롭지 않다. 사이즈가 폭넓게 나오는 것도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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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민(모델)

디제잉을 하다 보니 음악을 틀 때 편안하면서도 세련되어 보이고, 그러면서도 오래 입을 수 있는 룩을 선호한다. 평소 옷을 거의 사지 않지만, 가끔 이런 옷이 필요할때는 지인이 운영하는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나 온라인 편집숍에서 할인 품목을 찾는다. 특히 계절이 바뀌는 시즌 오프 때 많이 쟁여두는 편! 사진은 전에 내가 모델로 활동한 굼허(GOOMHEO)의 팝업스토어에서 구매한비즈 장식 스웨트 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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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아(뷰티 에디터)

양말이나 이너웨어에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아르켓이나 유니클로 같은 SPA 브랜드의 제품을 애용한다. 특히 4+1, 1+1 등 제품을 사면 하나 더 주는 이벤트를 적극 활용하는 타입. 소소하지만 이런 식의 절약이 왠지 모를 뿌듯함을 안겨준다. 이에 반해 구매에 가장 공을 들이는 품목은 가방이다. 명품을 고집하는 건 아니지만 유독 가방만큼은 질 좋은 제품을 사고 싶다. 옷에 신경 쓰기 싫은 날, 대충 걸친 아웃핏에도 근사한 가방을 더하면 용서되는 느낌이 든달까. 최근 구입한 가방은 시몬 로샤의 크로스 백이다. 러플 장식이 포인트인 이 백을 들고 나가면 꼭 누군가 가방의 출처를 묻는데, 그럴 때 구매 만족도가 더 높아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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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패션 인플루언서)

사람이 사는 데 꼭 필요한 요소인 의식주 중 내가 공을 들이는 순서는 의 > 주 > 식 순. 밥보다 쇼핑할 때 포만감을 느끼는 성향이다. 내 옷장은 거의 블랙 앤 화이트로 채워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별한 디테일이 있는 블랙 제품을 선호한다. 이런 제품을 만나기 위해서는 일본이나 파리로 건너가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 편. 이 과정까지도 나에게는 가치소비의 한 유형으로 느껴진다. 최근에는 하라주쿠 빈티지 숍에서 꼼데가르송의 블레이저를 샀는데, 너덜너덜하게 끌리는 디테일이 인상적이다. 온라인에서 구매할 때는 센스나 APOC 같은 해외 편집숍이나 세컨드핸드 플랫폼을 종종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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