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고 싶은 부분에는 ‘이코노’ 하게, 좋아하는 부분에는 ‘럭스’ 하게 소비하는 잘파 세대의 이코노-럭스(Econo-lux) 트렌드. 옷 좀 입는다 하는 8인의 잘파에게 자신만의 이코노-럭스에 대해 물었다.

곽한빈

헤어 스타일리스트

요즘은 옷도 가방도 워낙 비싸서 꼭 갖고 싶은 아이템이 생기면 중고 거래 앱부터 검색한다. 사진 속 디젤 미니 백은 우연히 보고 너무 귀여워서 마
음에 담아뒀던 아이템인데, 우연히 중고 거래 앱에서 새 상품을 발견한 것. 저렴한 가격에 구매한 데다 어떤 옷에도 무난하게 어울려서 지난 한 해 아주 잘 들고 다녔다. 그에 반해 모자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비니는 한번 마음에 들면 주야장천 쓰고 다니는지라 내 모자다 싶으면 주저 없이 산다. 일본 여행 중 예쁜 털모자를 두 개나 샀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 매일같이 쓰고 있다.

서수현

가구 디자이너

대부분의 니트를 빈티지로 구매한다. 요즘 나오는 니트 제품보다 울 함량이 높고 질이 좋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버진 울 100%나 캐시미어 100% 소재를 고집하는데, 이렇게 고른 니트는 보풀도 잘 일지 않고 짱짱해 오래 입기 좋다. 빈티지의 특성상 저렴하기도 하지만 희소성 있고 귀여운 핸드메이드 피스가 아주 많다. 귀여운 게 세상을 구한다고 하지 않나. 입으면 바로 기분이 좋아진다. 그에 반해 신발은 디자인이나 착용감, 기능성이 만족스러운 야무진 신발인지를 따져본 뒤 마음에 들면 값에 관계없이 구매한다. 지난해에 아주 어렵게 구한 시몬 로샤 펌프스 스니커즈가 대표적인 예다.

배윤영

패션모델

이코노 하는 품목은 가죽 아이템. 빈티지 중에 견고하게 잘 만든 제품이 많기도 하고, 새것에 비해 예쁘고 유니크한 디자인을 찾기 수월하다. 사진의 바지 역시 빈티지로, 특히 1990~2000년대에 만들어진 제품을 선호한다. 반면 럭스 하는 아이템은 빅 백! 미니 백이 유행이지만, 출장이 잦은 나에게는 물건을 잔뜩 넣을 수 있는 빅 백만 한 것이 없다. 언제부턴가 맥시 백을 모으는 일 자체에 흥미를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웃음) 최근에 구매한 럭스 아이템은 샤넬의 시즌 백. 외형은 클래식 백과 똑 닮았지만 무척 가볍고 사이즈가 큰 것이 특징이다.

성지영

유튜버

코트나 재킷, 패딩 점퍼는 옷장 속에 고이 보관했다가, 당장 입지 않더라도 언젠가 다시 꺼내 입게 되는 아이템이지 않나. 이 때문에 가격보다는 퀄리티가 좋은지, 또 세월이 흘러도 입을 수 있을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최근 구입한 아크네 스튜디오의 페이크 퍼 재킷은 이번 겨울 가장 즐겨 입은 아이템이다. 또 하나는 나의 소장품 중 가장 화려하다고 할 수 있는 꼼데가르송의 패딩 점퍼! 5년 전쯤 우연히 들른 플리마켓에서 만나홀린 듯 샀는데, 지금도 여전히 가장 좋아하는 아우터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