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Calabria) 지역, 그리고 그곳에서 본 선인장에 대해 줄곧 생각해왔어요. 어떤 식물도 살 수 없을 만큼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나는 선인장은 놀라운 회복력과 희망을 상징하죠. 쇼 공간의 바닥을 이런 풍경으로 표현해 내적 사색의 의미와 함께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싶었어요.” 보테가 베네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티유 블라지는 자신이 경험한 황무지 풍경과 경이로운 재생 과정을 2024 겨울 컬렉션으로 구현했다. 이와 동시에 과거를 지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여정에 본질적 의미를 부여하며, 결국 어딘가로 향하고 무언가를 해내는 사람들을 위한 옷과 액세서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창조해냈다. 무라노섬의 장인이 완성한 대형 글라스 선인장, 불에 그을린 듯한 르 코르뷔지에의 LC14 카바농(Cabanon) 스툴이 특별한 분위기를 고조시킨 런웨이 위에서는 이번 시즌 마티유 블라지가 완성한 간결한 디자인의 저지 수트, 파워 숄더를 강조한 니트웨어, 코튼 캘리코 소재 셔츠 그리고 유연한 가죽 아이템이 동시대적이며 우아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여기에 할머니의 악어가죽 백, 엄마의 클러치 백, 아빠의 옥스퍼드 슈즈가 떠오르는, 유행을 넘어 불변의 가치를 가진 클래식한 형태의 액세서리를 더해 쇼를 찾은 이들을 매혹하기도 했다. 카본 블랙, 번트 오렌지, 버건디, 다크 탠 같은 어두움과 불, 옅은 태양 빛이 떠오르는 컬러 팔레트로 마티유 블라지는 새로운 동시에 침울하고 황량한 곳에서도 여전히 빛과 희망이 존재한다는 무언의 긍정과 희망, 확신을 노래하며 쇼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