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엔드 막스마라와 디자이너 아르투어 아르베서(Arthur Arbesser)가 그려낸 ‘판타지(Phantasie)’라는 한 편의 드라마

친근한 실루엣에 다채로운 패턴과 소재를 더해 일상적인 룩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디자이너 아르투어 아르베서. 위크엔드 막스마라가 그와 협업한 2024 봄·여름 시그니처 컬렉션 ‘판타지(Phantasie)’를 공개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난 아르베서는 연극, 발레, 오페라 등을 일상처럼 보고 자라며 공연 문화에 깊이 빠져들었다. 그는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킨 1900년대 초의 분리주의 예술(Secession Art) 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해방감을 강조하고 몸의 자유로운 움직임에 중점을 둔 패션 디자인을 이어왔다. 이번 시즌, 그가 추구해온 디자인 이념은 쿠튀르 캐주얼을 표방하는 위크엔드 막스마라와 만나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멋이 동시에 느껴지는 컬렉션으로 탄생했다. 코튼 포플린, 저지 소재와 발레리나 슈즈, 플림솔(plimsoll) 등 애슬레저 코드를 가미한 액세서리로 활동성을 높였고, 몸을 타고 흐르는 실크 소재로 우아한 매력까지 놓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패턴 활용에 능한 그답게 직접 그린 유화를 활용해 만든 대담한 모티프와 빈의 비비드한 타일이 연상되는 체크, 스트라이프 패턴으로 도시 특유의 모던하고 싱그러운 분위기를 담았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빈이 지닌 독특한 유산이 만개한 컬렉션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가 이번 협업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전했다.

DESIGNER
ARTHUR ARBESSER

이번 컬렉션 주제는 ‘판타지(Phantasie)’예요. 이 단어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phantasie’는 독일어로 판타지, 나아가 상상력, 열린 마음을 뜻합니다. 클래식 음악에서도 ‘phantasie’라는 단어를 사용해요. 정해진 규칙 없이 낭만적인 구성을 의미하죠. 재밌게도 이탈리아어로는 패턴을 뜻합니다. 제 작업은 항상 그래픽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일종의 언어유희라고 할 수 있죠.

판타지 컬렉션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제 고향인 빈에 대한 예술적 오마주입니다. 컬러, 실루엣, 패턴들은 예술, 건축, 음악 그리고 과학이 찬란하고 활기 넘치던 1900년대의 빈에 바치는 찬사라고 할 수 있죠. 이와 동시에 저에게 옷이란 재미있고 입기 쉬우면서도 우아한 실루엣을 이루는 것이 중요해요. 한 시즌을 위한 유행을 좇기보다는 시대를 초월하는 다채로운 색깔을 담고 싶었습니다.

이번 시즌 영감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과거 수많은 예술가들의 밤 문화와 공연이 펼쳐지는 곳이자 당대 가장 흥미로운 건축가들이 디자인한 장소 ‘카바레 플레더르마우스(Cabaret Fledermaus)’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바닥부터 의자, 조명까지 모든 디테일이 세심하게 고려되었을 뿐 아니라 포스터까지 환상적이었어요. 저는 춤과 움직임에 초점을 맞춰 그 시대의 예술적 정신을 담고 싶었어요.

판타지 컬렉션을 만들며 생각한 뮤즈가 있다면요? 제가 그린 ‘판타지’를 입는 이들은 호기심 많고 유쾌하며 무엇보다 삶을 사랑하는 이들이에요. 모든 연령대에 아름답게 잘 어울릴거예요.

협업은 어떻게 진행했나요? 위크엔드 막스마라와 함께 작업한 경험에 대해 전해주세요. 제가 큰 무드 보드와 커다란 종이 뭉치에 손으로 그린 아이디어에서부터 시작했어요. 위크엔드 막스마라 팀과 함께 본사가 위치한 레조에밀리아(Reggio Emilia)의 인상적인 디자인 스튜디오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캠페인 이미지는 빈 파인 아트 예술 학교와 제체시온(Secession) 빌딩 같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에서 촬영했고요.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흑백 체커보드 패턴을 프린트한 면 스커트예요. 멋스러우면서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이죠. 그리고 흑백 스트라이프 패턴의 가죽 파스티치노 백! 마치 작은 보석 액세서리처럼 당신의 룩을 빛내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