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아닌 삶의 계속되는 여정. 르세라핌과 루이 비통, 그리고 우리 앞에 놓인 레이스란 어쩌면 그런 것.

지난 3월, 미니 3집 의 활동을 마무리했어요. 요즘 르세라핌은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채원 쉬지 않고 다음 앨범을 준비하고 있어요. 곧 두 번째 팬 미팅도 예정되어 있고요.
카즈하 사실 저희가 팬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함께 있는 시간이 더욱 소중하고 행복한데, 좋아해줄 팬들 모습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코첼라 사하라 스테이지에 오른 지도 벌써 한 달여가 지났네요. 꿈꿔온 무대에 오른 그날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어요?

채원 데뷔 때부터 꿈꾸던 무대였으니 너무나 큰 영광이었죠. 객석을 가득 채운 팬들이 한마음으로 즐겨준 덕에 더없이 짜릿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무대를 준비하던 과정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아요. 느낀 것도, 배운 것도 많은 무대였어요.
카즈하 사실 많이 긴장하며 준비했는데, 현장에 가니 관객들이 보내주는 응원이 온몸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은채 맞아요. 총 10곡을 준비했는데, 모든 곡에 함께 춤추고 노래를 따라 불러주던 모습이 마음에 깊게 남아 있어요. 사쿠라 앞으로 더 노력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순간이기도 했고요.
윤진 이 무대를 위해 함께 노력해주신 분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이 커요. 모두의 노력이 모인 덕에 뜻깊은 성장의 발판이자 소중한 추억을 얻은 것 같아요.

무대를 마친뒤, 현장의 열기에 벅차오른 듯한 멤버들의 표정이 인상적이었어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건앨범에서 르세라핌이 주목한 화두이기도하죠. 멤버 각자가 경험한 내밀한 감정에 집중한 앨범이라고 들었어요.

은채 맞아요. 데뷔 앨범부터 미니 2집까지는 강인한 모습 위주로 보여드렸다면, 3집은 그 이면의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에요. 멤버들이 평상시에 겪고 느끼는 고민과 불안을 전면에 내세웠죠.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스스로의 감정에 더 솔직해질 수 있었어요.
사쿠라 자신의 고민이나 불안을 꺼내어 보여주는 건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그래도 저희의 솔직한 이야기에 많은 분이 공감해주는 걸 보면 서 우리자 하고자 한 게 틀리지 않았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앨범 작업을 위해 스스로의 내면에 귀 기울이면서 자신과도, 멤버들과도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을 것 같아요. 활동을 마무리하며, 이번 앨범이 르세라핌에 남긴 것을 떠올려본다면요? 스스로에 대해 새롭게 깨달은 점도 있는지 궁금해요.

윤진 이번 활동 덕분에 멤버들과도, 팬들과도 한 걸음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들어요. 최근에 저 자신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됐거든요. 멤버들에게, 또 우리를 사랑해주는 ‘피어나’(르세라핌의 공식 팬덤)에 어떤 사람이 되어주고 싶은지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되짚어보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사쿠라 ‘하면 된다’는 걸 느꼈어요. 사실 처음 ‘EASY’ 안무를 접했을 때 무대 위에서 완벽하게 소화하는 제 모습이 상상조차 되지 않았거든요. 연습을 거듭하며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엇이든 노력하면 된다는 걸 알게 됐죠.
카즈하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결과물을 꾸준히 만들어내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희 다섯 모두 욕심이 많아요.(웃음)
채원 맞아요.(웃음) 그래서 새로운 곡으로 무대에 오를 때마다 늘 아쉬운 마음이 남곤 해요. 활동을 마치며 르세라핌이라는 팀에 보내주시는 기대에 부응하려 노력해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느꼈고, 이번 앨범이 건강한 동기부여가 된 것 같아요.

이런 진솔한 마음이 전해진 덕분일까요? 르세라핌이 <EASY>에 담은 메시지가 전 세계팬들에게 울림을 준건 분명해보여요. 지난 3월에는 빌보드 핫 100에 처음으로 차트 인 했죠. 르세라핌의 음악이 이렇게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채원 아무래도 저희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곡이라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앨범마다 새로운 장르와 컨셉트를 시도해왔는데, 이런 모습도 사랑해주시는 것 같고요.
윤진 무엇보다 K-팝이 세계적으로 큰 사랑 을 받고 있잖아요. 앞서 걷는 선배님들이 좋은 음악으로 길을 먼저 마련해주셨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더욱 성장해서 르세라핌의 음악 세계를 넓혀가고 싶어요.
카즈하 사실 이렇게 좋은 결과 앞에서 실감이 잘 나지 않아요. 해외 공연을 갈 때마다 멀리 떨어져 있는 팬들의 사랑을 확인하는데, 그럴 때마다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마구 생겨나요.

르세라핌은 데뷔 이래 꾸준히 흔들림 없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가는 당당함과 자신감을 이야기해온 팀이기도 하죠. 정규 1집 타이틀곡 ‘UNFORGIVEN’의 가사처럼, 자신의 한계 너머로 나아가기 위해 각자 지켜온 것 한 가지씩을 이야기해준다면요?

채원 자신에게, 그리고 스스로 결정한 것에 대해 확신을 갖는 태도요. 스스로를 믿어주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카즈하 저도 동의해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건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니까, 스스로를 믿고 응원해주는 마음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를 제일 잘 아는 건 저니까요.
사쿠라 도전할 용기요.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도전할 마음만 있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주저하며 멈춰 있는 것보다 도전하는 과정에서 깨닫고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요.
윤진 가끔은 그냥 괜찮아질 거라는 막연한 희망이 어떤 말이나 복잡한 사고방식보다 더 강력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은채 두 가지 말해도 되나요?(웃음) 욕심과 시간이요. 새로운 것에 도전하겠다는 욕심,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설령 무너지는 순간이 오더라도 스스로에게 시간을 주고 천천히 다시 일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믿음과 도전, 희망과 욕심. 이 모든 단어를 품은 르세라핌이 만들어갈 새로운 챕터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해요. 르세라핌의 미래를 상상해볼 때 가장 기대하는 점이나 이루고 싶은 목표가 뭔가요?

채원 지금처럼 저희가 그때그때 하는 생각과 고민을 꾸준히 음악으로 표현하고, 그걸 매번 새로운 퍼포먼스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은채 맞아요. 그때그때 느끼는 감정, 약한 모습까지 모두 담는 거죠. 그 안에서 항상 색다른 장르를 시도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채원 목표도 있어요. 잠깐의 유행에 그치지 않고 오래도록 사랑받는 팀이 되는 것이요.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동료가 곁에 있다는 건 참 기쁜 일이죠. 르세라핌 멤버들이 평소 서로에게 지지와 응원을 보내는 방식은 어떨지 문득 궁금해졌어요.
윤진 되도록 대화를 많이 하려는 편이에요. 대화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면서 위로를 얻길 바라고, 멤버들에게도 언제든 원할 때 마음을 털어놓아도 된다는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언젠가 멤버들과 함께 밥을 먹으면서 수다 떨듯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별반 대단한 대화는 아니지만 그렇게 점점 가족이 되어가는 기분이 들었어요. ‘아, 이제는 정말 떠나지 않을 내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 때마다 설명할 수 없는 묵직한 감정을 느끼곤 해요.
사쿠라 서로의 감정을 온전히 이해하는 건 서로밖에 없다는 생각이 르세라핌을 지탱해주는 것 같아요. 멤버들이 없었다면 버틸 수 없었을 순간이 많아요.

어느덧 르세라핌으로 함께한 지 2년이란 시간이 흘렀어요. 지난 시간 르세라핌이 마주한 수많은 변화를 돌아볼 때, 스스로 혹은 르세라핌이라는 팀의 어떤 점을 가장 칭찬해주고 싶어요?

은채 르세라핌을 처음 만난 그 순간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여태껏 열심히 달려온 저 자신을 칭찬하고 싶어요. 서로에게 든든한 존재가 되어준 멤버들에게 더없이 고맙고요.
카즈하 저희 모두 무대를 사랑하는 마음,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마음 하나는 변치 않고 지켜온 것 같아요.
채원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쉬지 않고 달리느라 힘들고 지칠 때도 있었을 텐데, 언제나 최선을 다했다는 걸 아니까요.
윤진 이제는 르세라핌이 넘어져도 일어설 수 있는 팀이란 걸 알아요. 서로에게 손을 내밀고 서로를 이끌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르세라핌의 다정하면서도 강인한 모습. 칭찬합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