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HO COTTAGE

영화 <허니와 클로버>의 스틸 컷
RABANNE
CHLOÉ
KENZO
ISABEL MARANT
BURBERRY

패션계의 타임머신은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디자이너들은 아카이브에서 끄집어내 저마다의 노스탤지어를 담은 패션을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해 선보이고, 잘파 세대는 ‘뉴스탤지어’, ‘아네모이아’ 등 다양한 신조어를 파생시키며 과거 유행한 스타일을 동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트렌드에 힘입어 과거 ‘모리 걸’ 스타일의 아이콘 아오이 유가 연상되는 스타일이 각종 SNS에서 심심찮게 발견되는 중이다. 모리 걸이란 숲을 뜻하는 일본어 ‘모리’에서 유래한 용어로, 숲에서 튀어나온 듯 자유롭고 몽환적인 스타일의 여성들을 일컫는다. 부스스한 머리와 화장기 없는 얼굴, 깡마른 몸, 크로셰 블라우스, 플라워 프린트 원피스, 물 빠진 청바지···. 그의 스타일을 떠올리면 최근 유행하는 코티지 코어와 보호 시크가 절묘히 맞물려 있는 듯하다. 특히, 그가 연기한 영화 <허니와 클로버> 속 ‘하구미’의 패션은 과감한 컬러 조합과 자유분방한 레이어드 스타일링으로 여전히 패션 인사이더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2024년에 이르러, ‘보호 코티지’라 새롭게 명명하고 싶은 이 스타일은 이번 시즌 런웨이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매 시즌 화려한 패턴과 에스닉한 액세서리 등을 활용하며 보헤미안 스피릿을 주장해온 이자벨 마랑, 나풀거리는 레이스 블라우스와 빈티지 데님 팬츠의 조합으로 보다 웨어러블한 룩을 선보인 끌로에, 사랑스러운 컬러의 셔츠와 스커트에 원피스를 매치해 보헤미안 스타일의 묘미인 다채로운 레이어링을 자랑한 라반이 대표적. 새 시즌 부활한 보호 코티지 룩은 삭막한 도심 속에서 숲의 낭만적인 숨결을 불어넣어줄 것이다.